예술과 정치 - 반지성주의를 경계하며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청송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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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의 철학, 심리, 정신적 이동 과정을 아주 잘 보여주는 에세이다. 초반 에세이에서는 강성 민족주의자이자 낭만주의적 태도를 보이면서, 매우 보수적인 사상가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가, 1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사상적 전향이 일어나더니 나치의 등장으로 완벽하게 사회민주주의자로 탈바꿈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흔히, 진보적 인사가 보수적으로 전환하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토마스 만처럼 보수주의자가 진보적 사상가로 전환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서 상당히 그의 고찰과 성찰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온
다.

무엇보다 에세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데.
그의 사색, 정치와 예술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면서도 예술의 본질에 대한 그의 본연적 태도를 지키려는 예술관, 끊임없는 성찰을 통한 본인의 세계관 및 철학관의 토대적 생성을 확실히 보여준다.

아시다시피, 토마스 만의 문학세계는 예술가의 태도와 정신, 삶에 대한 성찰이 주를 이룰만큼 예술 그 자체에 대한 초점이 많이 드러난다. 그러나 외적으로는 그런 예술관을 유지하고자 하면서도 끊임없이 정치, 사회의 접근에 고민했던 그의 흔적이 그의 인품을 더욱 고상하게 만들어준다.

그야말로 한 인간의 정신적 탐색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에세이의 진정한 묘미가 아닌가 싶다.

몽테뉴의 《수상록》이나 오르한 파묵의 《소설과 소설가》를 떠올릴 법한 성찰적 에세이의 진수. 교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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