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아
김필산 지음 / 허블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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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허블출판사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흥미롭게 보셨다면, 김필산 작가의 『엔트로피아』도 주목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시간여행이 대중화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죽음에서 시작해 엄마의 뱃속으로 되돌아가는 한 남자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단순한 시간여행을 넘어, '시간의 방향성'과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인 SF 소설입니다.


이야기는 총 세 개의 시공간으로 구성됩니다. 거란 제국, 고대 로마, 그리고 미래의 서울이 그 무대이며,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도 흥미롭지만, 전체적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책을 덮고 나면 퍼즐을 맞춘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두 서울 전쟁' 파트는 현재 우리의 사회와 맞닿아 있는 설정 덕분에 더욱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작가의 상상력은 매우 인상 깊습니다. 시간 순행자와 역행자가 한 공간에 존재하며 벌어지는 혼란, 존재론적 충돌 등은 단순한 SF를 넘어서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냅니다. 동시에 이런 철학적 테마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 서사 구성도 탄탄합니다.


다만, 이야기의 전환이 빠르고 시공간이 계속 바뀌는 구조라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복잡한 구성을 따라가기 어려운 독자에겐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그 점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시간과 정체성, 존재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SF를 찾는 분들,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을 즐기는 독자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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