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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페르시아어 수업
마리암 마지디 지음, 김도연.이선화 옮김 / 달콤한책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기까지 난 페르시아어란 게 고대 페르시아제국이 사용했던 언어로 지금은 사어라 생각했다.
그런데 현대 이란에서 사용하는 언어란다.
그래서 검색을 해 봤다.
페르시아어 계통은 인도유럽어족의 인도이란어군, 그중에서 이란어파의 서부이란어에 속한다.
서부이란어에 속하는 언어 중에는 우리가 외신에서 많이 접했던 쿠르드족의 언어인 쿠르드어가 있다.
현재 페르시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는 이란,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으로 각각 55%, 65%, 30%가 사용한다고 한다.
세계인구 중에서 제1언어 및 제2언어로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1억1천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페르시아어는 아랍문자를 차용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문법적으로 단문은 한국어와 같은 어순 즉, 주어+목적어+동사의 순이며, 복합문은 영어와 같이 목적절이 동사 뒤에 위치하는 주어+동사+목적절의 순이라 한다. 좀 독특한 언어라 할까?
머 페르시아어에 대해서는 이정도로 마무리하자.
작가의 나이가 많지 않으나 그녀가 격은 경험은 가히 인생역정이라 할 수 있다.
그녀의 인생역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자서전 내지 일기라 해도 틀리지 않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소설이면서 소설이 아니다.
작가의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가 반복되고 중간에 작가의 우화가 곁들여있는 구성이다.
이러한 구성은 시점의 혼동에 따른 독서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책은 구분이 명확해서 헷갈리진 않고, 오히려 작가가 겪었을 고통을 느끼게 해준다.
행복했던 하지만 불행의 출발이 되었던 이란시절,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프랑스시절, 그리고 자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페르시아어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시기와 그 이후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어린 시절에 외국으로 가서 살아야하는 아이가 겪어야 하는 문화충격과 정체성의 혼란을 온전히 알 수는 없으나 그 단편은 엿볼 수 있다.
두 가지 문화를 접하고 이해하고, 두 가지 언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런데 이게 정말 축복일까?
두 가지 문화가 충돌하면서 겪게 되는 정체성의 혼란은 극복할 수 있을까?
작가는 페르시아어를 다시 배우고 이란의 시를 공부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완전히 극복했을까?
정치적인 이유, 경제적인 이유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자기가 태어난 곳이 아닌 외국에서 살아야하는 사람은 많다.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고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소위 다문화 가정에 대해 편견을 갖고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멸시하는 사람을 직간접으로 접하고 있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 책이다.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정치적(?) 환상을 갖고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제는 이런 환상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이들을 품어야 한다.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정말 극복했는지 의문이 들지만...) 자기의 인생을 정면에서 당당히 맞이하고 있는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