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미워하고
김창경 외 지음 / 책구름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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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구름출판사 로부터 #서평단 활동을 위해 받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제목부터 뭔가 모를 울컥함이 일렁거려 꼭 읽어 보고 싶었다.

정말 우리네 이야기고 나의 이야기다.

세 모녀(엄마, 언니, 동생)가 한 권의 책을 냈다. 각자의 시선에서 각자의 생활방식에 따라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첫 장은 여동생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냥 첫 장부터 공감이 너무 되어서 오늘 딸이랑 서울 왔는데도 틈만 나면 읽고 있다.

 

19P

불혹의 나이 마흔.

난 예전보다 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사람들이 생각 없이 던진 말들에 일일이 반응한다. 날 선 감정 위호 사람들의 말, 눈빛을 받아내고 해석한다, 그리고 마스크 안으로 나를 숨긴다. 내가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해서

 

->일과 직장 사이에서 항상 고민되는 그 지점, 100% 공감이 된다.

나도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 두었고, 오롯이 육아에 전념 하고자 8년이라는 경력단절 여성이 되었다.

내 주변에도 단절 없이 일하는 친구들은 친정이나 시댁의 도움을 받거나, 신랑과 실랑이의 연속에서도 꾸역꾸역 버텨나가는 친구들도 더러 있다.

 

 

일을 안 하고 집에만 있을 때는 나만 뒤쳐지는 것 같고, 일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좀 소홀해진다 싶으면 죄인이 되어야 하고 일하는 여성들의 영원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좀 현명한 해결책이나 국가 정책이 없을까?

 

29P

일단 열심히 한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듯. 그러나 나의 '열심히'는 좋아하는 마음도 없이, 철학도 없이 하루하루 해내야 할 업무를 밀리지 않도록 해치우는 데 집중되어 있다.

나는 왜 이 일을 선택했을까?

-> 나는 '열심히' 좋아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가? 일을 그만두고 싶다거나, 이직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적당히'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일까?

'적당히'로는 부족할 것 같다.

'만족하는 일'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내가 더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장에서의 배려뿐만 아니라 작가가 말하는 남편의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많이 필요하다. 이건 확실하다!!

44P

"다정의 말을 적재적소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을,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나 스스로 알고 있다고 소리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는다.

다정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전해지는 말은 온기를 품고 상대에게 닿아 지금 이대로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란 자각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동기를 주는 것을 알기에.

"다정의 말을 적재적소에!"

더 많이 사랑해본 사람은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는 거지만, 마음을 아낀 사람은 깊은 후회만 가지게 된다.

가족과 있으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안온과 편안한 우리 집에서는 나의 날선 마음도, 피로도 숨 쉴 수 있다. 신뢰가 있어서다. 아낌없이 주어도, 두려움 없이 받아도 된다. 집에서 나는 비로소 숨을 쉰다.

-> "다정함"이라는 단어가 참 좋다. 그리고 내가 항상 품고 싶은 감정이다. 가족들에게 "다정함", 직장에서 "다정함", 모르는 이를 만나도 "다정함"을 풍기고 싶다.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것에 대해 섣부른 판단과 개인적인 해석을 삼가면서 그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이 싫으니깐.

책을 읽는 내내 직장과 결혼생활, 아이를 돌보는 것 사이에서 여자로서 느끼는 감정과 갈등 등을 고스란히 느끼고 공감이 되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으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엄마가 되고, 밉다 밉다해도 평생의 반려자를 애잔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쓴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네 사는 아주 평범한 이야기다.

 

118P

타이거 맘(Tiger mom)처럼 아이들에게 적재적소의 선택지를 제공하며 아이들의 능력을 끌어올릴 엄격함으로 키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하고, 어느 날은 스칸디 맘(Scandi mom)처럼 정서적 교감과 유대감을 키우는 것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한다. (118P)

나는 두 아이에게 어떤 엄마일까?

아이들의 속도를 잘 맞추고 있을까?

속도를 더 올리라고 재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분명한 건 난 타이거 맘은 아닌 것 같다^^ 내 나름대로 아이들에게 자율성과 선택권을 많이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아이들에게 질문지를 던져 봐야겠다^^

무척 궁금해지네!!

"나는 아이들 눈에 어떤 모습의 엄마일까?"

 

140P

모든 것은 한 줄에서 시작한다.

틈만 나면 썼다.

적다 보면 그냥 그런 글이 되기도 했지만 계속 썼다.

 

-> 나도 중학교 때 막연하게 어른이 되면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다, 그래서 노트에 시도 적어 보고,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도 써 보았다. 그 시절 나의 역사, 아무도 몰았던 나의 사춘기 경험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을 노트 5!!

결혼 전 타지에서 직장 생활 때문에 시간이 여의치 않아 나의 물건을 대신 정리해주신 친정아버지께서 친절하게 모조리 다 태워버리셨다. 글도 글 이지만, 수많은 편지와 수집하는 걸 좋아했던 나의 잡동사니 수집물등과 함께.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나의 글을 써 보고 싶다는 꿈을 꿔본다. 그 때보다 들로 쓴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감정의 폭도 많이 축소되었지만, 그래도 노력이라는 것을 해 볼 작정이다. 노력에 꾸준함을 더한다면 나의 새로운 역사가 기록이 되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말보다 글이 더 편한 사람이니깐. 나도 언젠가는 나의 을 갖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202P

지금의 남편은 많이 다정해졌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대로 맞춰준다. 그러나 이제 나도 변했다.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에 대한 열망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다정한 그에게 부러 심술과 변덕도 부려본다. 남편이 같이 여행을 가자고 하면 아직 풀지 못한 과거의 외로움과 서운함이 기어이 올라와 결국 화를 내고야 만다. 이제껏 내가 일 순위가 되보지 못했는데 다 늙어서 이제야! 이런 생각에 행동과 말에 가시가 돋고야 만다.

 

-> 배우 지진희씨가 유퀴즈에 나와서 이런 말을 했다.

내 인생에 1순위는 아내다.’ 자식들에게도 항상 1순위는 너희가 아니라 엄마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지진희씨 어머님으로부터 그렇게 배웠다고 한다. “나는 너희 아버지가 1순위고 너희가 2순위다.”

결혼을 하더라도 1순위는 항상 아내여야 한다고…….

나는 결혼하고부터 항상 남편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채로 살고 있다.

나와 정반대 성격의 남편을 이제는 좀 이해해줄만도 한데 아직 마음이 쉽게 열리지가 않는다.

너무 이성적이고 말을 잘 하는 남편에게 아주 감성적인 나는 말문이 막힌 적이 한두번이 아닌지라 언제부턴가 남편과의 대화가 많이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남편의 마음을 내가 느낄 정도인데, 정작 나는 시간이 갈수록 그 사랑을 밀어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엄마가 쓰신 부분을 2번을 재독하면서 친정엄마의 입장, 아내의 입장, 할머니의 입장 등 다각도로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다. 결국은 모든 것은 내 마음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내가 남편을 사랑스럽게 보면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다정한 말과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보도록 노력을 해야겠다. 항상 원인을 남편에게서 찾으려 했던 나를 반성하면서 나를 사랑하기로 마음먹듯,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209P

언젠가는 내 노력이 가닿기를

->읽는 내내 친정 엄마 생각이 났다. 밥 먹을 때마다 기어이 먹으라고 하며 나온 반찬을 전부 우리들 앞으로 내미는 모습들이 떠올랐다. 기분 좋게 밥을 먹다가도 가끔 짜증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냥 두면 알아서 먹을 텐데,, 왜 굳이 반찬을 이리저리 옮기는 건지...

나도 몰랐던 거다. 엄마의 깊은 속뜻을.......그게 사랑인 것을!! 그게 부모 마음인 것을!! 항상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는 모습 중에 하나인데 그걸 너무 간과하고 부정하고 산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 사십이 넘어도 모르고 있는 부모님의 사랑을,,철이 들려면 아직 먼 듯 싶다.

 

세 모녀의 각자가 가족을 사랑하는 방식, 삶을 살아내는 방식을 보면서 사람 사는 세상 거의 비슷하다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 익숙함에 속아서 소중함을 잃고 사는 우를 범하지 않았나! 반성을 많이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부터 표현을 많이 하면서 살아야겠다. 점점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은 소모되고 있지만, 사랑의 깊이는 더 깊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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