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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도 모르는데 독서왕? ㅣ 샤미의 책놀이터 21
전은지 지음, 하수정 그림 / 이지북 / 2025년 12월
평점 :
#협찬 #솔직후기

초등학교 4학년 신헌철 어린이의 좌충우돌 맞춤법 이야기에 웃음이 나왔는데요. 겉보기에는 키도 크고 멀쩡해 보이지만 마음과 독서 능력이 순수한 1학년 수준이라니! ㅎㅎ 게맛살을 개고기 맛이 나는 생선 살로 이해하고 있었으니 말 다 했지요. 그렇지만 누가 놀리는 것은 또 싫다고 해요. 자기는 무척 소심해서 무안하고 굴욕적인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고 하는데... 어쩌라고~ 라는 말이 뿜뿜했지만 귀엽고 재미있는 말투에 푹 빠져 읽게 되었답니다.
헌철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시끌시끌한 헌철이의 속마음과 대면해야 했어요. 어찌나 수다쟁이던지, 이것저것 말하고 넘어가야 하는 자유로운 영혼이 꼭 윔피키드의 주인공과 닮았더라고요. 작가님을 살펴보니 영문학을 전공하셨다고 해요. 어쩐지 [맞춤법도 모르는데 독서왕?]에서는 영어권 그래픽 노블만의 수다스러움이 느껴졌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문장 스타일!
끊임없이 자기 합리화를 하며 얼렁뚱땅 위기를 모면하는 현실적인 초등학교 4학년의 모습과 맞닿아 있어서 웃음이 계속 나더라고요. 학교에서 하는 온라인상의 독서 클럽에도 겨우겨우 참여하는 상황인데 접속하는 과정에서도 얼마나 수다스러운지요 ㅎㅎ 두 페이지를 가득 채운 헌철이의 재잘거림을 다 들어준 후에야 독서클럽 카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헌철이는 책을 사랑하지만 독서는 자주 하지 않는다고 해요. (뭐래 ㅎㅎ) 그래서 닉네임도 <독서는니친구>랍니다. 여기에서도 맞춤법이 틀렸지요. 에휴. 플란다스의 개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정반대의 내용으로 감상문을 올리는 바람에 댓글 창이 난리가 났습니다. 이제는 맞춤법을 떠나 양심도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헌철이. 일상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라서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헌철이는 서둘러 컴퓨터를 끄고 가족과 둘러앉아 부대찌개를 먹는데 여기에서 또 실수를 하고 맙니다. 부대찌게가 언제 부대찌개가 되었냐며 황당해 하는 헌철이의 모습에서 눈앞이 캄캄해졌답니다. 게맛살이 들어간 것이 아니고 개고기가 들어간 거냐며 난리를 치더라고요. 아이고 머리야.
도서관 문이 다치다? 닫히다!
금새? 금세!
요세? 요새!
재미를 부치다? 재미를 붙이다!
편지를 붙이다? 편지를 부치다!
헷갈리기 쉬운 맞춤법들을 헌철이의 이야기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앞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헌철이의 모습을 지켜보니 조금은 안타까웠어요. 옆에 끼고 하나씩 가르쳐 주고 싶은 기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자신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아, 맞춤법을 모르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이런 점에서 불편함이 있구나 등...
사실 온라인상에서 헌철이에게 댓글로 맞춤법을 지적하고 제대로 알려주던 친구들은 헌철이를 비웃거나 무시한 것은 아니었어요. 맞춤법은 누구나 헷갈릴 수 있으니까요. 헌철이가 독서 감상문을 남길 때마다 연이어 맞춤법 대망신 사건에 시달리게 됩니다. 요즘 거리를 두는 영선이가 어쩐지 자신이 <독서는니친구>인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지요.
마음을 조리다? 마음을 졸이다!
둘이 연예하다? 연애하다!
인형으로 태어낳다? 태어났다!
도둑때? 도둑 떼!
맞춤법 실수 없이 감상문을 남기고 싶어서 학교 도서관에서 열심히 책을 대출했던 헌철이, 어쩌다 보니 독서왕이 되어 게시판에 대서특필되었어요. 대출 목록과 독서 클럽 카페에 올라온 감상문 목록이 일치하게 되면서 <독서는니친구>가 헌철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꽁꽁 싸매고 싶었던 비밀이었는데 이를 어쩌나요.
어른도 틀리기 쉬운 표현들이에요. 어린이들은 더 어려울 수 있지요. 다만 맞춤법을 틀렸다면 또 틀리지 않도록 올바른 표현을 익히려는 태도가 중요하겠습니다. 어쩌다 보니 독서왕이 된 헌철이의 에피소드를 통해 초등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맞춤법 학습을 이어갈 수 있겠네요! 공감 백배 초등 동화였습니다. 시리즈로 나오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