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 행운의 갈림길 3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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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행운의 손님만 초대하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은 우리 초등 자매가 참 좋아하는 히로시마 레이코의 판타지 동화입니다. 스토리가 워낙에 기묘하고 매력적이라서 한 번도 안 읽은 아이들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아이들은 없을 것 같은데요. 전천당 신간을 들이미니 우리 아이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해 주었어요. 엄마 뿌듯 ㅎ

살면서 한 번쯤 마주치고 싶은 신비한 그곳, 전천당은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닌데요. 그날그날 정해진 행운의 동전을 지닌 사람만 전천당에 다다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전천당의 안주인 베니코가 의문의 주술에 걸려 의식을 잃은 상태랍니다. 깊은 잠에 빠진 베니코와 그 곁을 지키는 검은 고양이 스미마루 그리고 마네키네코들이 표지를 장식해 주었어요. 뒤표지까지 확인하고는 소름이 쫙! 선복서점의 주인이 왜 베니코 곁에 있는 건가요. 궁금증을 안고 이야기를 죽죽 읽어 내려갔어요.

선복서점은 주인 젠지와 그의 쌍둥이 형 가이치가 번갈아가며 다른 결과를 안기는 신기한 서점인데요. 젠지가 베니코의 사연을 듣고 선복서점의 문을 잠시 닫고 베니코 곁으로 왔습니다. 베니코에게 강력한 저주를 걸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형 가이치 뿐이라고 여기고 자신이라도 전천당을 도우려고 하는 것인데요. 전천당에서는 신입사원일 뿐인 젠지의 좌충우돌 적응기가 재미있었습니다.

전학을 가게 되어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이 두려운 네네의 사연이 첫 번째 에피소드로 소개되었어요. 15세 여학생의 고민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젠지는 어떤 과자를 골라줘야 할지 잠시 망설이다가 <인기 계피 사탕>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과자값으로 받은 동전이 역겨운 벌레로 변했거든요. 젠지는 자신의 실수를 직감하고 선복서점에서 챙겨온 책을 이용합니다.

선복서점과 전천당의 신비함 힘을 합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늘 천적들과 대치하던 베니코 곁에 젠지 같은 응원군이 있어서 조금은 안심이 되었는데요. 여러 사연을 거치는 동안에도 베니코는 일어날 기미를 보이질 않아서 애가 타더라고요. 전천당을 둘러싼 강력한 주술 또한 힘을 잃어가고 있었어요. 아무도 모르게 말이죠.

누구나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던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괴로워하는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닐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게임을 참 잘하던 친구가 부모님에게 게임기를 빼앗겨서 일상에 의욕이 없었습니다. 고케쓰는 친구를 위해 <괴도 롤빵 리턴즈>를 구입했습니다. 알고 보니 친구 도모야는 게임 중독이었고, 부모님은 나쁜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게임기를 빼앗은 것이었어요. 이번에도 손님과 과자의 매칭에 실패한 것일까 살짝 걱정이 되었지요.

다행히도 사건은 잘 해결되었어요. 이제 물건이 아닌 감정이나 추억까지도 빼앗아 올 수 있도록 개량된 빵 덕분인지, 전천당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었지요. 하지만 이야기가 꼬여갈수록 몰입도는 극도로 상승했어요. 손님 에피소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젠지와 마네키네코들의 이야기도 있어서 베니코에 관한 걱정의 끈을 꽉 붙잡을 수 있었어요.

전천당의 매력은 사람 사이의 관계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인데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친구 사이, 부부 사이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고민들이 등장했어요. 누군가를 이용하기 위해 친구라는 이름을 덮어씌웠다면 이용당하는 사람이 너무 불쌍하잖아요. 의외의 선택이 경쾌한 복수로 이어지는 과정이 신박했어요. 사이다를 시원하게 한 잔 마신 느낌! 한편 자신은 배우자를 위해 배려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닌 경우, 참 황당하지요. 하지만 관계 회복을 위해 알아야 할 것을 한 번씩 짚어주는 진지한 이야기들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었답니다.

전천당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4권도 빨리 읽고 싶어졌어요. 이번 3권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괴한 이야기라기보다는 '현실 친화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느낌이었어요. 예비 초등 아이들도 무서워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에피소드별로 감상할 수 있어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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