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어사 박아지 3 - 여우 누이의 비밀 암행어사 박아지 3
천효정 지음, 호산 그림 / 비룡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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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솔직후기



갓을 쓴 박아지! 케데헌에 버금가는 조선 중기 꽃미모 삼총사를 만나 보았어요. 천효정 작가님의 신작은 표지부터 두근두근 심쿵하게 만들었지요. 두툼한 책 안에 두 개의 에피소드가 들어 있어서 우리 아이들도 부담 없이 집어 들더라고요.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웃음 한 바가지를 쏟아내게 만들었습니다. 진지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천진난만한 점이 박아지 시리즈의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암행어사 박아지 3권에서는 미모 하나로 온 세상 여자들을 유혹하며 밥벌이한 김문어의 이야기로 시작해요. 김문어는 태생이 미남인데 갈수록 잘생겨지는 '조선 야담' 속 주인공인데요. 어떤 여자들도 푹 빠져들게 만드는 마성이 있다고 자부했어요. 그러나 박아지 일행의 인기에 밀리는 장면은 풉. 정말 의외의 포인트에서 웃음을 유발했답니다. 동치미 한 그릇을 두고 박아지와 유치한 대결을 연이어 펼쳐요. 그중에 백미는 수수께끼! 수수께끼의 답을 제멋대로 조율하는 박아지의 장난스러움이 초등 아이들의 취향을 저격했어요.

술술 읽히는 책은 따로 있다더니만 천효정 작가님의 책은 매번 감탄하며 읽게 되네요. 문장이 간결하면서도 입에 착착 붙고 부드럽게 넘어가요. 무조건 재미있어요. 이야기꾼이라는 별칭이 어울릴 정도로 작가의 화려한 글재주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호산 작가님의 그림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재미를 더해 주었답니다. 흑백 그림인데 읽다 보면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색이 저절로 입혀져요. 신기했어요. 이게 이야기의 힘이겠지요.




이번에는 전래동화 여우누이를 오마주하여 비튼 두 번째 에피소드가 압권이었답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여우누이 이야기에서는 여우가 딸로 태어나 가족을 해치게 되는데 오빠가 물리쳤다고 나오지요. 암행어사 박아지 3에서는 전효정 작가가 새롭게 재탄생시켰더라고요. 오빠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 속에는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었어요. 하지만 한쪽의 이야기만 들었다면 오빠의 이야기가 진실이었겠지요. 박아지의 깊이 있는 판단력이 빛을 발하며 선과 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박아지는 호랑이의 기운에 힘입어 태어나 호랑이를 고양이 부리 뜻하는데요. 그날도 박아지 일행은 길거리에서 먹고 쉬기 위해 터를 잡고 있었어요. 박아지의 말을 잘 듣는 호랑이가 어떤 사내를 물고 나타나면서 여우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지요. 여우누이에게 홀린 어머니로부터 내쳐졌다고 주장하는 오빠. 이 사내를 쫓아가서 진실을 파헤치는 박아지 일행의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는 느낌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행동과 말투가 거칠었던 사내는 어머니의 고민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홀몸으로 키우기에는 버거운 아들이었지요. 마음이 맞는 딸이 있었으면 했어요. 한편 어머니는 어린 여우를 돌봐주게 되는데 여우가 다 자라서 어머니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우는 은혜를 갚고 싶어 사람이 되어 어머니에게 다가왔지요. 모녀의 사이가 좋을수록 아들의 행패는 심해져 갔어요. 그러다가 여우누이가 가축들을 죽여 간을 빼먹는다고 아들이 꾸며대었다고 하네요. 아들은 나중에 집문서도 챙겨 나가요. 눈에 희번덕 광기가 맴돌았어요.

인간이지만 인간이길 포기한 듯한 오빠와 여우이지만 인간처럼 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던
여우누이. 이들의 모습을 두고 박아지는 인간다운 게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독자 또한 선과 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해 볼 수 있었어요. 단순히 나쁜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암행어사 박아지가 아니어서 좋아요. 생각을 깨워주는 뚜렷한 주제의식이 빛났던 암행어사 박아지 3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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