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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을 주세요 - 북극곰 홀리의 험난한 월급 받기 ㅣ 이야기숲 4
이귤희 지음, 김현영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9월
평점 :
#협찬 #솔직후기

얼음 곁에서 일하면서도 구슬땀을 흘리는 북극곰 홀리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선택한 책이에요. 얼음 뒤에 숨은 험악한 표정의 사람이 홀리에게 월급을 주지 않는 악덕 사장임에 틀림없어 보였지요.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우리 초등 자매가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ㅎㅎㅎ 워워, 내용은 알고나 화를 내야겠지요?
북극곰 홀리는 얼음이 작아지거나 녹아 없어져서 생활 터전이 불안정해졌지요. 엄마와 동생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 얼음 공장에 취직하기에 이릅니다. 추위에 강했던 홀리는 열심히 일하며 성취감을 얻었는데요. 잘한다~ 잘한다 하면서 홀리를 심하게 부려먹는 사장이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더라고요. 동료인 북극여우 사티는 홀리에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조언을 해 주는데, 홀리는 사장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일만 열심히 할 뿐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주변 동료들이 잘려나가고 홀리 혼자 일을 떠안게 되었어요.
홀리는 힘들었지만 고향으로 큰 얼음조각을 보낼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사장은 작은 얼음 한 조각을 보냈을 뿐이었는데요.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 주인공! 받지 못한 월급을 받기 위해 사티와 함께 도움의 손길을 찾아 떠나요.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을 돕는다는 변호사 쥐 조나단을 찾아갔어요. 하지만 속세에 찌들어 돈이 되지 않으면 다 무시하는 조나단이 쉽게 도울 리가 없지요.
겨우겨우 사장을 고소하고 월급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했지만, 계약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사인했던 홀리의 잘못으로 사장이 승소하고 맙니다. 이렇게 희망이 멀어져가나 싶었는데, 소극적이던 주인공이 태도를 바꾸면서 상황이 역전되며 통쾌하게 마무리됩니다. 스토리상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긴 했지만 어쩐지 미안하더라고요. 지구 온난화 현상 앞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큰 죄를 짓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제대로 꼬집은 초등 고학년 동화가 따갑고 아프게 다가왔답니다.
"전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함꼐 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를 바랄 뿐입니다. (105쪽)"
주된 스토리에서는 인간과 동물을 떠나 일을 했으면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노동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고요. 홀리가 이렇게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 과정을 되짚어 보니 자연환경을 제멋대로 사용한 인간들의 잘못이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책 후반부에서 얼음 공장 사장이 친환경적인 업무 환경으로 바꾸는 장면을 통해 기후를 위해 각자가 작은 행동이라도 보태야겠다고 다짐도 해 보았어요. 아이와 함께 읽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동화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