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염라가 산다 - 제1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대상 수상작 사회평론 청소년문학 1
이담 지음 / 사회평론주니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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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초등 고학년부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판타지를 만나 보았습니다. 천국에 염라가 산다? 이율배반적인 제목에서 풍겨오는 경쾌함과 묵직함이 동시에 느껴졌답니다. 요즘에 오컬트풍 이야기가 굉장히 유행하고 있잖아요. [천국에 염라가 산다]는 우리 초등 5학년 어린이도 무척이나 반긴 책이었어요. 줄글에 제공된 그림은 몇 장이 되지 않아요. 사실, 눈앞에 그려놓은 듯한 생생한 문장에 더 이상의 이미지 요소는 필요하지 않았답니다.

"저승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영혼은 차기 염라대왕이 될 수 있다!" 염라대왕을 목표로 이승에 내려온 염라희는 한 영혼을 무사히 저승으로 데려가야 합니다. 영혼이 튕겨 나간 이유까지 알아내야 하는 고난도 문제였어요. 라희는 열여섯 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염라대왕이 될 존재가 이렇게 허술하다니? 열여섯 살에 멈추어 있는 라희는 이승의 중학교에 들어서자 살짝 흥분해요. 환생해 본 경험이 없는 선학이기에 영혼이 들어간 몸주 율민을 보호하는 데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요. 율민에게 다짜고짜 진실을 말하고 다가가는데요.

임무를 완수할 것인가, 인간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임무에 실패하면 영혼이 소멸되는 조건에도 단단한 모습을 보일 뿐이었어요. 어느덧 친구가 된 아이들입니다. 이들의 사연 속에 풍덩 빠져 읽었네요.



허언증이냐 스토커냐 의심만 하던 율민이. 율민은 자신이 겪고 있는 이상한 일들을 다 알고 있는 라희를 점차 믿게 됩니다. 귀신 찾는 일에 힘을 모으기로 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기대되었어요. 이승으로 튕겨가 율민이 몸에 들어간 영혼은 신기할 정도로 율민이와 외모가 비슷했어요. 이 둘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사건 해결의 열쇠로 보였지요. 이 과정에서 이승으로 튕겨간 영혼의 이름과 그에 얽힌 사연까지 알게 되었어요. 이복형제라는 설정에 치정으로 흐르는 것인가 마음이 좀 어지러웠지만(결국 아님, 그러나 더 깊음...ㅎㅎ) 이야기 흐름만은 흥미진진했어요. 당황하는 율민과 비밀스러운 이진의 관계에서 진땀이 났고, 죽어서라도 친부와 살고 싶었던 이진의 사연에 두 눈이 뜨거워졌지요.

율민과 이진의 영혼 분리식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사건을 매듭을 짓지 못하고 요동치게 되는데요. 단순한 이복형제 관계가 아니라 복제인간이라는 요소가 첨가됩니다. 복제인간은 영혼의 냄새도 덜하다니.. 그래서 영혼이 저승에 닿질 못하고 튕겨져 나갔던가 봅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한편으로는 서글퍼졌어요. 그럼에도 여태껏 '나'로 살았으면 지금의 '나'인 것은 맞잖아요. 복제인간으로 태어났지만 누구의 대용품이 아닌 '나'로서의 가치가 충분하지요.

"너를 데려가서 기필코 윤회시킬 거야. 네가 온전히 하나의 영혼으로서 누려야 할 것들을 마땅히 누리게 해 주고 싶거든. 그러니까 나를 한 번만 믿어 줘." 라희의 간절함이 느껴지지요? 이진을 설득해서 저승으로 데려가야 합니다. 라희가 열여섯 살의 모습으로 이승에서 만난 율민과 이진, 그리고 가영은 임무의 대상을 뛰어넘는 존재가 됩니다. 모두를 위해 과감하게 선택하는 라희. 염라희가 보여준 희생정신이 몹시 놀라웠어요. 증거를 확보하고 주변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칭 차기 염라대왕 라희의 마음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답니다.

비과학적인 이야기에 최신 과학이 얽혀서 기괴한 스토리라인에 재미를 더해 주었어요. 염라희가 삼신라희가 될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남기고 [천국에 염라가 산다]는 끝이 납니다. 라희의 도전이 어떻게 마무리되었을지 궁금증을 안고 직접 책장을 넘겨 보았으면 하네요. 저승의 법칙을 거스르면서까지 라희가 지키고 싶었던 것이 무엇일지 찾아보세요. 저희 모녀는 깊은 감동을 받았답니다. [천국에 염라가 산다]는 청소년 독자들의 환영을 받을만한 소설이었네요. 판타지에 나의 현실을 대입해서 읽을 수 있는 신비로운 이야기에서 삶의 방향을 밝힐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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