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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의학 - 죽음에 맞선 인류의 경이로운 도전
야마모토 다케히토 지음, 서수지 옮김, 예병일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협찬 #솔직후기

문과형 인간인 엄마가 의학 서적에 눈을 뜬 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우리 초5 어린이가 의학 만화, 의학 서적을 만지작거리며 희열을 느끼는 것을 목격한 순간부터랄까요. 우리 초등 자매에게 관심 있는 분야가 생겼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책을 구해주는 엄마, 책러버 김묜쌤 아닙니까. 출간 즉시 아마존 재팬 의학 분야 1위를 차지한 책이라고 해서 솔깃, 의사가 썼다고 해서 시선 고정! 안내서라는 단어를 사용한 광고 문구에 홀딱 반해 버렸답니다. 요즘 우리 딸의 추구미에 들어맞겠다고 생각이 들었지요. ㅎㅎ
책 택배가 도착하기 전이었어요. 위즈덤하우스에서 문자를 보내셨더라고요. 두께에 놀라지 말라며... 감각적인 표지와 위즈덤하우스'키즈'에서 보내 주신 책인데 "설마!"라고 외치며 기다렸지요. 하하하, 두께에서 일단 "나 의학 서적이오!" 하고 강하게 어필하고 들어온 [대단한 의학]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책 아주 물건이더라고요? 의사가 직접 의학의 세계를 개괄해 주는데 문장이 달콤해요. 재미있습니다. 쉬워요. 옆에 끼고 앉아서 몇 줄 읽다가 다시 돌아와도 이해가 됩니다. 대입 이후에 머리가 굳어버린 이 엄마 입에서 의학 서적이 재미있다고 표현됐으면 이미 끝. 계속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문장은 쉽고 재미있는데, 담아낸 내용은 깊고도 섬세합니다. [대단한 의학]을 지어낸 야마모토 다케히토가 진정 대단한 것 같더라고요. 이해가 쏙쏙 되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의학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주는데요. 우리 몸의 비밀부터, 의학의 역사와 효용, 외과 의사들의 활약, 수술실 도구, 바이러스의 위협 등을 설명해 주지요. 죽음에 맞선 인류의 경이로운 도전 이야기를 눈앞에서 그림을 그리며 강의해 주는 느낌이었답니다. [대단한 의학]은 원하는 챕터부터 접근해도 괜찮아요. 내용 간에 간섭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부분부터 읽어도 좋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눈에 보이지 않아 신비로운 우리의 몸속 세상을 탐험하는 느낌인데요. 엄마들은 갑자기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러웠던 경험이 많이 있잖아요. 기립 저혈압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이 부분을 유심히 보게 될 텐데요. 심장보다 높이 있는 뇌는 산소가 부족하면 2~5분 사이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를 방지해 주는 자율신경계의 역할을 호스로 물을 뿜는 과정에 비유해 놓았습니다. 물을 높게 뿜기 위해서는 물의 양을 늘리거나 호스 끝을 눌러 물의 세기를 강하게 해야겠지요? 우리 몸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자율 신경계, 나아가 교감 신경까지 재미있게 알아볼 수 있었어요.
이처럼 풍부한 비유와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설명해 주기 때문에 이해와 설득이 한 번에 이루어진답니다. 제가 의학 서적을 칭송하게 될 줄이야! 요즘에 유행하는 의학 관련 드라마의 열풍에 이어서 이 책이 딱 우리 집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게 되었어요. 아이들 아빠도 퇴근 후에 이 책을 읽습니다, 여러분! 우리 초5 어린이가 읽어 보더니, 의학 만화에서 느꼈던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었다고 해요. 엄마는 또 뿌듯!

이 책을 광고하는 카드 뉴스가 인상적이었는데요. 드라마 속 장면에서 옥에 티가 있다고 지적한 후, 본문 87쪽에서 확인하라 더라고요. 주술에 걸린 것처럼 책이 도착하자마나 87쪽부터 열어보게 되었답니다. 소근소근ㅎㅎ 광고를 너무 재미있게 해 놓아서 홀딱 반했다는 사실! 의학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심정지 환자 처치 장면, 우리 모두가 일률적으로 기억하는 코스가 있지요? 심정지가 일어난 환자에게 심장 마사지를 하다가 제세동기로 전기 충격을 가하고 환자의 몸은 크게 들썩이고 말이에요. 이때 심전도 모니터에는 평평한 일직선이 보이면서 삐- 소리도 빠지지 않잖아요.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하지 않는 조치라고 합니다.
이처럼 [대단한 의학]은 남들은 모를 수 있는 의학 지식을 한 겹씩 쌓아주는데요. 의학에 대한 재미와 심오함까지 느껴지는 이야기에 몰입이 되더라고요. 일단 지은이가 글재주가 있습니다. 흡입력이 있어요. 의학인지도 모르게 잔잔하게 파고들어요. 이해하기 쉬운 일화를 소개하면서 의학의 힘을 느낄 수 있도록 전문 지식을 하나씩 풀어냅니다. 의학 전문 분야의 서적이라기보다는 생활에 유용한 정보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