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2
신순재 지음, 이영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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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리뷰




색연필의 터치감이 싱그러워서 선택한 그림책입니다. 두 눈에 초록빛이 가득 담기는데요. 여름 느낌이 물씬 풍겨 오지요? 가장자리, 가장 자리... 살짝 띄어 쓴 의도가 있나 봐요. 제목을 읽으니 궁금증 폭발! 큰 나무 그늘 밑에서 자전거를 타는 단발머리 소녀를 따라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겨 보았습니다. 이 책은 페이지 한구석도 놓칠 수가 없어요. 발자국도 없이 깨끗한 모래 위에 파도 거품만 넘실거립니다. 어쩐지 비어있는 느낌이 드는데요. 페이지를 넘기니 부산스럽게 이삿짐을 나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 아까 그 단발머리 소녀가 이사를 왔나 보네요.

아마도 새롭게 다니게 될 학교겠지요. 크고 너른 학교 풍경과 대비되게 단발머리 소녀는 아주 작게 표현되어 있어요. 아무도 없어서 가장 심심한 자리라고 합니다. 학교를 빠져나와 꽃길을 걸어 봅니다. 주저앉아 꽃을 구경하던 아이 마음에 여기는 가장 예쁜 자리가 되었네요. 솔나무숲에서 바람개비도 하나 주워 보고요. 아무 흔적도 없던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내며 바다에 가까이 가 봅니다. 가장 시원한 자리라고 해요.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니 간지럽고 평화로운 자리라고 합니다.

모래사장에 앉아 끝없는 바다를 바라보는 단발머리 소녀의 모습에서 어쩐지 쓸쓸함이 느껴졌어요. 노을이 비친 주황빛 바다를 거쳐 깜깜한 밤입니다. 혼자 빵을 먹지만 딸기잼 냄새를 맡고 다가오는 개미 떼 덕분에 가장 달콤한 자리가 되었어요. 잔잔하고 위트 있는 그림 표현이 재미있어서 한참 들여다보았네요.

친구를 그리워하다 잠이 들었고 다시 날이 밝았습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하루의 시작이에요. 오늘도 운동장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단발머리 소녀는 몰랐겠지만, 저 멀리에서 고양이가 다가오고 있었어요. 물론 새로운 친구도요. 두근두근. 가장 심심한 자리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가 되었답니다. 텅 비어 있던 모래사장 위에 두 소녀의 발이 나란히 있습니다. 어쩐지 즐거운 일이 많을 것 같네요! 표지를 활짝 펼쳐서 보니 자전거를 타던 단발머리 소녀 뒤에 친구가 따라오고 있었어요. 그림책의 감동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구성이었답니다. 가장자리가 쓸쓸하지만은 않네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희망도 느껴졌어요. 우리 아이들이 쑥쑥 성장하는 여름! 아이 마음에 다정함을 조금씩 채워 넣어 주고 싶네요.

"가장자리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가 되는 우리들의 여름에게" 우표 모양에 담긴 작가님의 코멘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네요. 우리 아이들의 여름날이 좋은 기억으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어요. 한없이 덥지만 푸릇푸릇 생동감 넘치는 계절, 여름에 어울리는 그림책이었습니다. 피톤치드 가득 머금은 느낌! #힐링그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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