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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탐정단 1 - 신비한 백호의 비밀 ㅣ 초능력 탐정단 1
최소혜 지음, 김은정(은정지음)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3월
평점 :
#협찬 #솔직후기 #재미있다

이 책은 호흡이 길고 글자 크기가 작아요. 반면에 삽화가 큼직해서 긴박한 상황에 잠시 숨을 돌릴 수도 있어요. 스피디하게 뿌려지는 사건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과정도 꽤나 흥미롭죠. 어머나, 이건 우리 초5 어린이에게 딱이쟈냐~ 하며 선택한 [초능력 탐정단 1]입니다. 책 택배가 오자마자 우리 아이는 손에 꼭 쥐고 쭉쭉 읽어 내려가더라고요. 이번에도 성공했답니다ㅎㅎ
배경만 조선 시대가 아니에요. 착호갑사의 아들, 주모의 딸, 약초꾼의 아들, 전기수의 아들. 등장인물의 가정 형편과 직업 군상들이 조선시대의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연출해 주었답니다. 거기에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사또와 대감의 컬래버레이션. 옳다구나!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으려고, 맑게 반짝이는 아이들과 음흉하고 우중충한 권력자를 대비시켰을까. 물음표 백만 개를 머릿속에 저장한 채 푹 빠져 읽었습니다.
주인공 다호는 동물과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몸은 약하고 수줍은 성격이지만 착호갑사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심성만은 올곧았지요. 아버지가 관직에서 쫓겨나고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등 아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에 짓눌리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언제나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힘이 센 아랑, 말을 잘하는 죽이, 관찰력이 좋고 잘 품어주는 질동. 넷이 몰려다니다 보니 동네에 퍼진 소식도 빠르게 접할 수 있었는데요. 이들은 어느새 진실을 파헤치는 초능력 탐정단이 되었습니다.
호랑이가 어린아이들만 잡아간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때마침 아랑이가 하루 동안 사라졌다가 돌아오는 일도 생겼지요. 그러나 아이들이 만났던 백호는 배가 홀쭉했어요. 사람을 잡아먹었다면 굶주린 행색이 아니었겠지요. 게다가 백호는 겁을 줄 뿐 사람을 공격하지도 않았습니다. 모두가 호랑이의 짓이라고 생각할 때, 초능력 탐정단 네 명의 아이들은 포졸, 사또 나아가 동네의 권력자 경덕 대감을 의심하기에 이릅니다.
"증좌를 내놓아라 아니면 너희들의 혀뿌리를 뽑아버릴 터이다!" 경덕 대감은 권력을 등에 업고 어린아이들에게도 가혹하고 잔인했습니다. 부르르. '경덕 대감 당신의 으리으리한 집과 그득그득한 쌀, 면포 그것들이 호랑이 가죽을 팔아서 남긴 거라던데? 게다가 포상금까지 노린다며?' 불의로 얼룩진 조선의 민낯을 마주하자니, 읽는 도중에 울분이 차오르더라고요. 초능력 탐정단에 의해 어서 빨리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게 되었답니다.
초능력 탐정단이 비밀 수사를 벌이면서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장면이 흥미로웠어요. 자식이 호랑이에 잡혀갔는데도 부모들이 슬퍼하기는커녕 생활이 넉넉해졌다네요. 호랑이에게 잡혀갔다고 소문이 난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이제는 다호의 능력을 발휘할 차례입니다. 동물들을 모아 놓고 대화를 나누어 보는데... 모인 동물들이 귀염 뽀작한 눈빛으로 온갖 정보를 털어놓는 장면도 신비로웠지요.

호랑이를 잡으면 돈이 된다는 이야기에 너도나도 사냥꾼이 되어 자연을 들쑤시고 작은 동물까지 모조리 잡아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지고 경덕이 아이들에게 '호랑이의 짓이 아닌 증좌'를 가지고 오라고 정해 준 기한도 얼마 남지 않았지요. 사이다가 간절해지고 발바닥이 간지러워지는 상황! 증좌를 모으기 위해 비밀 수사를 이어가던 초능력 탐정단 때문에 오히려 새끼 호랑이가 잡혀가고 백호가 상처를 입었으며 다호의 아버지가 옥에 갇히게 되는데...
꽹과리 소리가 울리는 듯 사건이 신명 나게 해결되는 그 순간을 위하여, 더 이상은 말하지 않겠어요. 입을 닫아 봅니다 ㅎㅎㅎ 혼쭐 내주는 여성 3인방의 정체와 억울함을 풀어주는 깊고 뜨거운 인연 속으로 GO!
<탐정.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길에서 잠시 멈추어서 찬찬히 살피고,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용감하게 손을 더듬어 진실을 찾아내는 것. 본문 125쪽> 정직하고 순수한 아이들과 함께 흉악한 진실에 마주할 자신이 있으신가요? 어두운 사건의 전모를 정성껏 펼쳤다가 순식간에 오므리는 작가의 글솜씨도 놀라웠고, 살아 숨 쉬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활약도 재미있었습니다. 1편을 달게 읽었더니 2편이 벌써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