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가든
한윤섭 지음, 김동성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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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한윤섭 #푸른숲주니어




모처럼 여유로웠던 토요일 오후. 어린이 문학의 거장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졌었네요. 소문대로 한윤섭 작가님의 이야기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끊을 수가 없더라고요! 네 가지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매력이 폭죽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20만 독자가 선택한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한윤섭 작가가 내놓은 5년 만의 신작! "다시, 이야기의 시대가 시작된다!"

첫 번째 이야기, [숲속 가든]. 주인공이 도로 위에서 우연히 병아리들을 구하게 되면서 뜻밖의 일들이 확장되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돼지갈비 식당이었던 숲속 가든이 토종닭 전문점이 되어버립니다. 내가 구한 생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주인공이 손자와 산속 식당에 와서 들려주는 체험담이었습니다. 큰따옴표를 열고 시작된 이야기는 다시 닫을 때까지 페이지를 여럿 차지해요. 정말 누군가 곁에 앉아서 차분하게 들려주는 말투여서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이야기의 동굴]. 이야기 신이 들려주는 원시적이고 주술적인 이야기들. 배경이 언제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아득했지만, 이야기 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간절함이 느껴졌습니다. 이야기 신이 혹시 한윤섭 작가님? ㅎㅎ

세 번째 이야기, [잠에서 깨면]. 옛 기억에 빠져 살게 된 정아가 나와요. 비가 억수로 퍼붓던 밤,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비를 맞으며 기다리다가 혼자 집에 돌아와 까무룩 잠이 듭니다. 사실, 외삼촌이라 여겼던 사람은 자신의 아들이었어요. 정아는 자신 안에 갇혀버린 어르신이었습니다. 생각하는 그 결말이 아니길 빌며 눈물을 글썽였네요. 현실과 너무나 닮아서 소름 끼쳤던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 [비단잉어 준오 씨]. 당신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져 준 신비한 이야기였습니다. 병환이 깊으신 할아버지께서 손녀에게 찾아와 비단잉어 준오 씨에 대한 사연을 털어놓습니다.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비밀 이야기와 어항을 놓고 가시고, 다음날 돌아가시는데... 어디까지가 진짜일까라는 물음표가 꼬리를 물다가도 죽음이란 그렇게 일방적이고 설득력이 없지 싶더라고요.

상상력 가득했던 이야기를 과식한 탓에 책을 품에서 내놓기 힘들었답니다. 네 가지의 에피소드를 각각 하나의 긴 작품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윤섭 작가님이 삶고 굽고 버무린 잘 익은 이야기들, 한 번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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