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도시 - 에너지를 바꿔 삶을 바꾸다
정혜진 지음 / 그물코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매순간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아간다. 에너지가 없다면 불편한 정도의 차원을 넘어서서 한 순간도 살 수 없다. 에너지가 부족해서 겪어야만 하는 일들을 상상한다면 너무 끔찍해서 오랫동안 생각하기가 무서울 정도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언젠가는 고갈되어 없어지는 자원이므로 무서운 상상을 해야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의 절반은 석유로서 매우 중요한 에너지원이며, 그 밖에 석탄, 원자력, 천연가스 등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자원은 정확히 97%가 수입되는 것이며, 자원의 희귀성으로 고유가가 진행된다면 에너지 부족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당장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도시를 상상해 보자. 이런 도시에서는 에너지 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현재 도시의 풍요를 그대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도시의 조성은 매우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적인 도시를 만드는 일에 대해 실현 가능성의 여부를 생각할 때가 아닌 시점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왜냐 하면 고유가 현상의 진행으로 에너지 부족 문제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이 될 수 없는 이상이라 하더라도 이상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에너지 자급자족의 이상을 현실화하려는 도시가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태양도시이다.

태양도시란 태양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태양은 사용해도 없어지지 않는 자원으로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넓은 의미에서 태양도시는 재생가능에너지를 활용하는 도시를 말한다. 즉 태양도시는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을 지양하고, 자연자원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지향하는 도시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태양도시(Solar City)를 ‘에너지 위기 시대에 에너지 전환을 위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만들어 실천하는 도시’라고 정의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에너지를 바꾸는 도시는 아니며, 도시의 삶 자체에 대한 재규정을 필요로 한다. 즉 지속가능한 태양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체계로 변화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가령 자동차보다는 사람 중심의 교통 체계가 확립되어야 하며, 자전거의 이용을 활성화하는 도시설계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시민정신이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것은 편리한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이고 더 많은 생태적 풍요의 추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 절감을 위하여 버스를 이용하자는 것은 승용차를 무조건 타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대중교통시스템을 편리하게 만들어서 승용차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줄이자는 것이다. 즉 대중교통을 승용차 이상으로 편리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는 지속가능과 지속불가능의 갈림길에 있다. 지속가능의 길은 태양도시로 가는 길이고, 지속불가능의 길은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도시로 가는 길이다. 우리가 태양도시로 향하지 않고 화석도시에 안주하고 있다면, 미래에서의 오늘날 도시는 그야말로 화석이 되고 말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태양도시로의 변화 시도에 대해 용감하게 선택하고 결정해서, 오늘날의 도시가 영원히 지속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