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수도,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운다 - 에너지자립.생태도시로 가는 길
김해창 지음 / 이후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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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지리적 지식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알아내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그 사람에게 두 가지를 질문한다. 첫 번째는 어떤 도시나 국가가 지도상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고 있는가이고, 두 번째는 지역(regions) 또는 장소(places)가 가지고 있는 사건(events), 의미,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위와 같은 방법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도시,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에 적용하여 지리적 지식의 수준을 조사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까? 아마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지명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라이부르크를 지도에서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이 가진 고유한 특성도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도시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도시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프라이부르크가 어디에 있는지 지도를 펼쳐 보자. 인지도가 그리 높은 도시가 아니므로 세계 지도가 아닌, 유럽 지도를 보아야 할 것이다. 유럽 지도에도 확인이 안된다면, 좀더 자세한 유럽 지도 또는 독일 지도를 펼쳐야 한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남서부 지방의, 거의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인구 20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다.

프라이부르크가 환경선진국 독일의 '환경수도'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2년 지방자치단체 경연대회에서 1위의 환경도시로 선정되면서부터이다. 프라이부르크는 '태양의 도시(solar city)'라고 불릴 정도로 태양 에너지를 추구하여 '지역자가발전'을 지향하는 에너지 정책,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고 효율적인 대중교통 체계를 확대하는 창조적인 교통 정책, 쓰레기 분리 수거와 철저한 재활용을 실천한 쓰레기 제로 정책 등이 환경 정책의 핵심이다.

비록 프라이부르크가 유토피아처럼 완벽한 도시는 아니지만, 위와 같은 환경 정책 면에서 우리 도시가 '선례에 의한 발전(development by good examples)'을 실천하기에 충분한 도시임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는 아직도 많은 환경 문제를 안고 있지만, 환경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와 시민이 함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이 도시에서 배워야 할 점은 시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환경수도 시민의 '시민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저자는 프라이부르크의 환경 수준은 선진 환경 도시라면 대부분 갖추어야 하는 '최소한의 기본'이라는 점을 기억하라고 역설한다. 따라서 도시의 미래를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이제 우리는 행동해야 할 때임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선진 도시의 성공적인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전에, 선례(good examples)가 우리 도시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나라는 지자체별로 환경도시 만들기 사업에 열심인데, 도시마다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좋은 성과가 나타나 지역성에 바탕을 둔 '환경수도'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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