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강수진 엮음 / 아선미디어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전화나 전자우편으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는 시대에 편지 한 통은 그 자체로서 매우 소중하며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똑같은 내용이라도 편지가 이메일보다 값진 이유는 글을 쓴 사람의 필체와 문체가 드러나므로 직접 말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되며, 자신이 직접 고른 편지지 위에 좋아하는 색으로 적었으므로 그 사람의 정성과 진솔함이 나타나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에는 영화 '편지'를 연상해서 이 책을 주목했지만, 목차를 펼쳐보았을 때에는 그러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곧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실망보다는 기대감이 앞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고, 편지함을 열고서 받은 편지를 훑어보는 마음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받은 편지는 아니지만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지난 날을 회상하는 기분이었다.

'이 책을 위해 자신의 소중하고 비밀스런 사연을 공개토록 허락해 주신 `편지`의 모든 주인공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편자가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여러 사람들의 편지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완성시킨 편지 모음집이다. 따라서 각 편지 글에는 편지를 주고 받은 사람들의 솔직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책은 편지를 받는 대상과 그 성격에 따라 크게 네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제 막 사랑이 시작되었다면 매 순간이 설레며 소중하게 느껴지나 보다. 그 사람들의 감정과 사랑 이야기를 1장 `사랑으로 소중한 날에 보내는 편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2장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고백의 편지`에 소개된 편지 글들을 통해 사랑을 하는 것이 사랑을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나의 마음을 그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키고 싶은 마음을 본 장의 편지를 통해 읽을 수 있다.

진정한 친구는 우리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 주는 값진 재산이다. 따듯한 우정과 소중한 친구의 의미를 3장 `소중한 우정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만날 수 있다.

늘 함께 있어 그 소중함을 잊기 쉬운 가족들. 그러나 4장 `내 마음의 고향,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가족간에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 준다. 또한 우리가 외롭고 힘들 때마다 가족은 우리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며 가족의 진솔한 사랑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편지를 부담없이 쓰려고 해도 그것이 내 맘대로 잘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편지가 늘 부담으로 느껴져 편지를 쓴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편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오늘밤은 전화기와 컴퓨터를 끄고 잉크와 종이를 준비해 편지를 써 보라고 독자에게 권하고 있다. `이 세상 누구보다도 소중한 그대에게`라는 구절만 쓰더라도 이미 당신의 마음은 그 사람과 함께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이제는 문자메시지, 이메일, 전화로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묻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편지지와 펜으로써 편한 마음으로 솔직하게 편지를 써야겠다는 마음의 다짐을 해 본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편지 글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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