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무늬
백희성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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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19년 전 사라진 범인을 쫓으려는 주인공이 안면인식장애를 가졌다면 어떨까?

일반적인 추리 방법이 불가한 상황에서 카미는 시각 대신 촉각으로 세상을 읽는다. 부모의 얼굴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오래된 아기침대를 단서로 사건을 풀어나간다.


추리하는 과정이 담긴 소설이므로 주요 전개를 언급하지 않고 책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추리하는 과정이 주가 되지만 추리소설보다 온기가 느껴지는 사랑 소설에 가까웠다.


카미는 부모님의 죽음 이후 세상에 홀로 남겨졌으나, 주변들의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살아왔다. 그렇지만 과거의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도 과거의 상처에 매몰되어 있다.


카미가 아기침대를 단서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복수의 과정이 아닌 사랑을 알아보게 되는 과정이었다. 과거에 얽매인 인물들이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은 기억 속의 오해를 풀어가며 해결한다. 그러나 이 책은 기억보다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매개체로 서로를 연결한다. 그 과정에서 가구의 상처,섬유의 감촉을 설명하며 사건을 이어가는 점이 신선했다.


읽기 시작할 때, 교수님과 뤼미에르까지 의심하며 시작했으나 진행될수록 오랫동안 내려온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의 사랑은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지속되었고 커다랗다. 가족을 직접 만나지 못해도(시각을 의미) 남겨진 매개와 촉감으로도 사랑은 전달된다. 


 그리고 작품에서 카미와 가족간의 사랑 외의 사랑도 등장한다. 가족이 아니지만 카미 곁을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들의 사랑이다. 어쩌면 우리가 간과할 수도 있는 주변인들의 따스함까지 함께 상기시켜 주었다.


이질적이라고 생각한 ‘기억’의 ‘무늬’라는 말이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 이해가 된다. 기억은 촉감을 통해 남겨질 수 있다. 그리고 무늬를 남긴다. 설령 사랑의 대상을 다시 만날 수 없어도 무늬는 남아있다. 무엇보다 큰 위로이자 사랑의 징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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