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바깥을 향한 열망 - 우정 예찬 계속읽기 2
조프루아 드 라갸느리 지음, 유재홍 옮김 / 글항아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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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저자 조프루아 드 라갸느리와 사회학자 디디에 에르봉, 소설가 에두아르 루이. 


 세대도 다르고 각자의 집도 따로 있는 이 셋은 거의 매일 저녁을 함께 나누며 사유와 창작의 시간을 공유한다. 사회가 인정하는 가족 대신 우정이라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택한 것이다.


 라갸느리는 셋의 삶을 보여주며 질문을 던진다. 왜 가족은 사회적 인정과 보호를 받지만 우정은 그렇지 못한가. 


 사회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인정한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것을 필연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가족을 중시하는 가치 자체가 사회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다른 삶의 방식을 생각해볼 기회도 없이 그 산물에 이끌려 살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회가 요구하는 삶의 형태가 자신과 맞지 않음을 깨닫기도 한다.



 가족은 구성원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지만 내부에만 한정된 폐쇄적 성격을 가진다. 가족적 삶을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면 부모로서, 배우자로서의 역할에 종속된다. 오히려 전통적인 삶의 형태는 '나 자신'에게서 '나'를 분리한다.


 라갸느리가 말하는 우정은 '가족에 대한 대안'도 '선택적으로 만들어낸 가족'도 아니다. 관계망을 희소화하거나 정체성을 굳히는 원리가 아니다. 우정이라는 삶의 양식은 정체성을 가진 개인 간의 관계를 증식시키고 발명하며 서로와 접속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정은 가족화에 반대하는 개념이다. 결혼과 가족이라는 제도의 틀에서 벗어나면서도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식이기도 하다.


 우정을 고전적 규범이 아닌 독자적인 삶의 형식으로 재조명한 이 관점이 인상 깊었다. 나 역시 결혼으로 가족을 만들 생각이 없기에 전통적이지 않은 삶의 형태에 대해 오래 고심해왔다.



 이 책을 읽고 우정이 단순한 가족의 대안이 아닌, 정체성을 구축하고 창조적 삶을 만들어가는 개념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삶의 형태가 다원화된 지금, 이 책은 나처럼 다르게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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