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쏜살 문고
아니 에르노 지음, 윤석헌 옮김 / 민음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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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임신 중절에 관한 자전적 기록이다.

임신을 자각하는 순간부터 중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에르노는 감추거나 미화 없이 철저히 사실적인 언어로써 내려간다. 한때 이 책이 주는 서늘한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워 외면했으나, 완독 후에 내린 결론은 명확하다.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함께 통과해야 할 사건이다. 그간 우리는 이 사안을 권리와 법질서의 제도적 틀 안에서만 논의했다. 그러나 이 책은 논쟁의 언어를 거부하고 원치 않은 임신을 알게 된 한 여성이 통과해야 했던 내밀한 감정 -수치심,공포.고독 그리고 선택-과 육체적 고통에 집중한다. 60년대 프랑스라는 시간적 거리감에도 이 기록이 지독하게 현재인 이유는 여전히 사회가 여성의 신체를 정치적,도덕적 전장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담담히 공유한 이 경험을 공감하고 연대해야 한다. 다만, 이 자리에서 필요한 것은 공감의 언어이지 판단의 언어가 아니다. 공감의 영역에서 구경꾼의 목소리는 필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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