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잘러들의 비즈니스 영어 - 현직 미국 로펌 20년 차 변호사가 알려주는 실전 영어
민유주 지음 / 드림셀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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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모니터 화면 속 내 얼굴을 다시 보고 한숨을 쉰 적이 있다. 오전부터 이어진 화상 회의에서 내 이름은 분명 화면 한 귀퉁이에 떠 있었지만, 실제로 회의에 ‘참여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할 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한국어였다면 충분히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을 내용을, 영어라는 필터를 통과하는 순간 문장은 갈라지고 표현은 어정쩡해진다. 결국 타이밍을 놓친 채 “Sounds good.” 같은 무난한 말만 반복하게 되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런 날이면 회의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말문이 풀린다. 방금 들었던 동료의 표현이 머릿속에서 재생되며 “아, 저 때 이렇게 말할걸”, “이런 식으로 정리해서 말했으면 더 설득력 있었겠다”라는 뒤늦은 깨달음이 밀려온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다시 다짐으로 바뀐다. “이번에는 진짜, 비즈니스 영어를 제대로 한 번 정리해보자.” 그렇게 찾아보다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미국 일잘러들의 비즈니스 영어』였다.

이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자신을 끝까지 어학서로 한정하지 않는 태도다. 영어 표현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표현이 실제 미국 직장 문화 안에서 어떤 뉘앙스로 쓰이는지, 어떤 비즈니스 매너를 전제하는지까지 함께 짚어 준다. 겉으로는 회의·전화·이메일 등 상황별 표현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 정도는 말해줘야 프로처럼 보인다”는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 기준선을 제시하는 책에 가깝다.

덕분에 독자는 문장을 외운다기보다 “이 상황에서 이렇게 말하는 게 상대를 존중하는 방식이구나”, “이 정도 정보는 먼저 공유해야 협업하는 사람으로 보이겠구나” 하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비즈니스 영어와 비즈니스 에티켓을 동시에 배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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