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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탄생 - 돈의 기원부터 비트코인까지 5,000년 화폐의 역사
먀오옌보 지음, 홍민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에드워즈.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의 질문에 이제 우리는 답할 수 있게 되었다. 화폐가 탄생되어 진화해 온 것이 역사.
인류 문명사가 서세동점으로 기술된 것처럼 돈의 역사와 유사하다. 모든 화폐의 형태를 이미 중국은 1000년 전에 다 겪었다. 송나라 시절에 이미 종이 화폐를 가졌고, 원나라 때는 지금의 중앙은행 시스템이 있었다고 하니까? 통화라는 것이 자리잡으려면 강력한 정부 시스템과 이에 호응하는 민간의 신뢰자본이 필요한데 1000년 대에 이미 그런 의식이 생겼다는 것은 놀랍다고 해야 겠다.
만약에 명나라가 정화의 해외 원정에 힘을 실어주고 세계무역을 선도했다면 어떻게 역사의 단추가 채워졌을까?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망은 아예 꿀 수조차 없었을 것이고 세계 제국이 되어 가는 명나라를 보면서 조선 왕조도 조금은 다른 방향을 가지 않았을까?
책을 통해 유럽연합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데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제시한 청사진을 양조업 하던 “장 모네”가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만들어 현존하는 유럽공동체의 초석을 놓기까지의 과정. 동북아 혹은 아시아 대륙 전체가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정답을 제시한다.
서세동점 같은 패권주의 희생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 모른다. 여전히 미국의 입김이 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한에는. 그 입김의 핵심에는 달러화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의 앞잡이—일본이 제국주의 일본의 망령을 떨쳐버리지 않는 한 아시아 경제 공동체는 아직은 요원해 보이지만 결국 일본이 살 길도 아시아에 있지 미국에 있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경제대국의 꿈 긴 저성장의 그늘의 시작은 미국과 맺은 플라자 협약이 시초였다. 하루 아침에 엔화의 고평가로 인한 일본 경제 충격파 속에 일본 민중들은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데 아닌가? 두 방의 핵폭탄 만큼 혹은 그 이상의 혹독한 경제 한파 아닌가? 일본은 지금이라도 아시아에 사죄하고 아시아 경제 공동체를 향한 자신의 역할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은 2차 세계대전 두 전범국 독일과 일본의 부흥을 앞당겼다. 한편 달러화가 세계를 제패하는 초석을 다지기도 했다는 것은 미쳐 깨닫지 못 했다. 전쟁물자를 달러로 결제하며 막대한 달러가 그들 두 나라에 흘러들어갔기 때문이고, 2차 세계대전 중에 브레튼 우즈 체제를 출범시켜 금과 달러를 연동시킨 미국의 노련함. 공식적으로 잠정 경쟁대상이었던 당시 기축통화 역할을 한 대영제국의 파운드화를 몰락의 길로 몰고 갔다.
달러화의 저항에 가장 거세게 저항했던 소련의 루블화의 몰락과정도 흥미롭다. 냉전은 미소의 핵무기 대결이라고만 생각했지 루블화 대 달러화 공식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소련이 농업이 파탄나면서 그런 경공업 공산품을 석유로 대처하려는 전략을 미국이 저유가 정책으로 무력화 시킨 사실. 이것은 또다른 나비효과를 불렀는가 전두환 살인 정권에 인공호흡을 불어넣은 계기가 되었다. 저유가로 한국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은 경제가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왜 경제학이 정치경제학일 수 밖에 없는지. 모든 대학의 경제학 커리큘럼에 정치경제가 과목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유로화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공작이 코소보 사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고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가 어떻게 미국 내에 연방분열주의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치를 바라 보는 색다른 시선을 제안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