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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김삼환 지음, 강석환 사진 / 마음서재 / 2021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삶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좋은 문장을 어떻게 쓴 것일까?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책 중에 [ 내가 바랍이라면 ]
아무도 몰래
그대 가슴에 숨어 들어가리니
그대는 그냥
가슴의 더운 열로
이 허허로움을 받아주시라
안개 덮인 길을 지나
솔향기 물씬 나는 솔숲을 지나
내가 이대로 바람이라면
그대의 머릿결을 휘감고 돌며
자꾸만 실루엣처럼 번져가리니
그대의 흰 미소로
인생의 큰 부재를 겪어보지 못 한 듯 싶다...
책의 면면에 흐르는 외로움...
나는 지금의 반려자와 준비없이 이별한다면
꿋꿋이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 있을까...
아마 나도 길을 떠나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아마도 그간 차곡차곡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
쌓아온 소유들이 발목을 잡을 것이겠지....
기억의 모서리가 닳아없어질 때까지....나는 걷고 있을 것이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기억은 영상이 보여줄 수 없는 냄새도 동반한다.
뇌 속에 뉴런의 시냅스는 생생하게 그 때의
그 순간으로 시간이동 시키며 온 몸으로 기억하는 장면으로 안내한다.
벚꽃이 피면 낙엽이 떨어지면 ...
문자는 지우기라도 한다만
눈만 감으면 떠오르는 기억의 단편들
기억은 결국 잊혀지는게 아니라
다른 기억으로 채울 수밖에 없는 건지
글쓴이는 마음의 평화란 깨지기 쉬운 유리 그릇 같다고 했다. 평화를 평화로 느낄 새도 없이 사는 게
소위 현대인의 삶이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에도 감격할 수 있는 우리 일상을 숭배하고 찬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