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 10만원 그림 투자 재테크 - 주식보다 안전하고 부동산보다 수익 좋은
한혜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림에는 관심이 없어도 다음의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필독서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1.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꾸고 싶은 사람
2. 현물에 투자하여 안전자산을 갖고 싶은 사람
3. 경제 상황, 감가상각에서 자유롭고 싶은 사람
4. 부동산 주식 세금 계산이이 골치 아픈 사람
5. 예술로 안목을 높이고 싶은 사람
(책 48쪽)
재테크라면 주식을 떠올리고 안 좋은 기억을 소환하곤 한다.
잉여금을 어떻게든 굴려서 돈을 불려야 한다.
노인층 자살율이 압도적인 1위 국가--대한민국이다.
한때 자식 교육에 올인하는 에듀테크도 있었으나 이제는 그나마도 공수표된지 오래다.
개인적으로 인문학의 시작은 르네상스를 공부하면서부터였다. 시스티나 대성당의 천장벽화를 본 사람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보다 다비드상을 빚어낸 전 세계 유일--회화 조소 모두에서 천재성을 발휘한 미켈란젤로가 더 위대하다. 그러다가 빈센트 반고호의 열정적 붓터치에 매료되고 피카소로 넘어간다. 미술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인문학적 차원에서 대개는 머물고 만다.
그림을 사 두면 일단 비과세 혜택에 경제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주식 시황처럼 실시간으로 급등과 급락을 오고 가지 않는다(한때 880달러였던 테슬라 주가 2021년 3월 6일 현재 500달러 선...) 안전한 현물 자산인데다 내 취향을 알아가는 맛도 있다.
우리가 그림에 관심을 두면 미술계가 활력을 얻어서 새로운 역사가 쓰일 수 있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모여서 대중이 되고 우리가 미술에 관심을 가지면 작가는 작업 활동에 매진할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은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투자자들이 또다시 그림을 구매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책 65쪽)
삼성 이건희의 콜렉션에 대한 최근 기레기 언론들의 보도가 떠올랐다. 이건희 일가가 사모은 그림 중에
겸재의 인왕제색도가 있다. 우리가 미술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작품이 그의 창고에 가득하다고 한다. 이건희 유산을 그 유족들이 상속받으려면 상속세를 10조 넘게 내야 하는데 그걸 회피하는 구실로 이 그림 중에 상당수를 기증도 하고 내야할 세금으로 물납도 하겠단다. 동기는 불순하나 우리나라에 국보 보물들이 빛을 보게 되었다. 이래저래 우리 사회를 나쁜 사회로 만들어온 삼성의 민낯이 나는 괘씸하다.
르네상스를 있게 한 장본인은 메디치 가문이다. 삼성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한국형? 메디치 가문으로 남길 소망해 본다. 메디치도 권력에 집착하는 등 악행도 많았지만 그들이 투자한 미술품의 상당수가 전 세계인이 향수할 수 있게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건희 미술관을 세우게 된다면 제발 그 창고에 인류의 유산을 썩게 방치하지 말고 온 지구인이 즐길 수 있게 모조리 공개하자.
삼천포로 빠졌는데 그림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아니 학교에서도 그림 투자를 가르치면 좋겠다.
10만원대부터 100만원대까지 부담없는 수준에서 그림 투자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좀 더 통 크게 투자할 분들 위한 500만원 투자하고 월세처럼 따박따박 입금받는 방법도 알려준다.
투자할 만한 유망 작가들에 대해서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니 김환기 작가의 작품같은 것을 우리가 발굴해서 세계 속에 빛날 수 있게 하는 일에 동참하고 싶어졌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작가들 샤갈, 마그리트, 리히터 등 솔직히 그냥 남의 일이라고 여겨온 미술품 소장의 신세계가 이 책을 통해 활짝 열렸다.
이우환, 천경자, 유영국, 박서보 등 지금 시대의 한국 작가들도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 이참에 좋은 작품을 만나면 집에 두고 두고 보면서 즐기는 노후를 꿈꿔보고도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