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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지금, 너에게 간다
박성진 / 북닻 / 2021년 2월
평점 :
2003년 2월 18일 그날 우리는 무엇을 했나? 월드컵의 열기가 채 식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막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당선인 신분이었던 시점이었다.
우리 한국 현대사의 대형참사 중에 기억에 남겨서 다시는 되풀이 되어선 안 될 사건 중의 하나가 대구지하철참사다.
소설 속에서 잘 묘사되었는데 지하철 객차에 쓴 소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음에도 검찰 수사는 그런 구조적인 문제까지 가지 못했다. 검찰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검찰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검찰개혁에서 검찰이 보인 행태를 보면...)
당시 대구광역시 지하철공사에서 매입한 전동차량의 단가는 1량당 5억 원 수준이었다. 이게 전동차 부실한 재질로 만든 원인 되었고 그마저도 상당수가 비자금 등에 쓰이지 않았을까가 나의 상상 속의 추론이다.
소방안전대책도 당시에는 많이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객차 내에 소화기 비치가 전부였고 객차의 경우 건축법, 소방법 및 전기사업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었다고 하니까...
대구 지하철 참사를 주제로 소설을 써야 한다면 한국 사회 기득권의 총체적 비리르 파헤치는 소설로 썼으면 어땠을까?
소설을 열면서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구로 출장을 갔었다. 그때는 불탄 흔적이 그대로 있어서 그 참혹함이 몸으로 느껴졌다. 대구는 그 후에도 여러 번 다녀갔고 특히 중앙로역도 갈 일이 몇 번 있었는데 그 흔적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역사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라고 배우는 것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그리고 세월호...이런 재난 상황에 대한 교훈을 우리는 충분히 배우지 못한 것은 아닐까?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얼마 전 재판부가 해경 지휘부에 무죄판결을 내렸다. 내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대구 지하철 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판결도 사실 다 문제였다. 우리나라 기득권층이 갖고 있는 안이함이랄까? 우리 백성들이 무지해서일까? 언론이 더 문제다. 언론이 이런 걸 지적하고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일깨워줘야 하는데 기득권층화되어서는...
너에게 간다"는 소설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대구지하철참사를 기억할 만한 아무런 공간도 없다.
기억 속에서 점점 희미해진 화석처럼 이러다가 망각하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은 그 참혹한 우리 역사를 기록한 소중한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그리고 이 소설로 그 외침이 끝나서는 안 된다.
계속 제2의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을 다루는 스토리를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