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회랑 : 국가, 사회 그리고 자유의 운명 -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작가
다론 아제모을루 외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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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좁은 회랑...앙드레 지드의 좁은문이 떠오르는 듯한 좋은 제목 번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어판 서문을 읽으면서 전 세계가 K방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새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홉스의 'Leviathan"개념은 내가 이해한 바로는 적절한 수준의 공권력이 필수적이다라는 건데, 즉 동양철학에서 숭상하는 요순의 재림같은 것을 꿈꿨다고 할까? 성인의 정치, 세종같은 현명한 군주만 배출할 수 있다면, 조선은 그래도 경연 서연 등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책에서 말하는 좁은 회랑으로 국가체제를 이끌려고 정도전이 기획한 대로 제도를 만들었기는 했다. 만약 정도전의 재상정치가 제대로 뿌리내렸다면 세조가 조카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이방원이 이복형제들을 도살하지 않았더라면 갑술환국으로 남인들이 모조리 수술당하지 않았더라면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이지 않았더라면...

"자유를 누리려면 국가와 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유는 국가나 국가를 통제하는 엘리트층이 주는 것이나 아니다. 보통 사람들과 사회가 얻어내는 것이다." 

"자유를 얻으려면 결집된 사회가 정치에 참여하고 필요하면 항의하고 가능하면 투표로 정권을 내려놓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만이 답이라는 건데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하고자 했던 그 일. 시민의식을 일깨우는 우리 민중의 Enlightenment는 지금 절반의 성공을 달려온 것 같다. 박근혜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기득권 이득을 편취하려던 그들의 카르텔에 지난 촛불혁명이 흠집을 냈다. 언론-검찰-재벌 이들의 이너써클에 조금 균열이 생겼다. 지난 일제 시대 이후 개발독재를 거치고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그들이 심은 '반공이데올로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의 현 정권에 가해지는 일련의 공작들을 보면 분명 헤드쿼터가 있어 보인다. 전진 기무사, 국정원 나부랭이들과 보수언론과 선출되지 않은권력-법비들까지 이 사회의 진보와 더 보편적인 민주국가로 가는 길목을 막아서고 있다. 그들의 거센 저항-총력전 1차전이 조국 정국이었다. 그들의 1차 도발은 절반의 성공이었고 시민사회는 이겼다 이들의 도발을. 

"국가와 사회는 서로 균형을 맞춘다. 균형은 혁명처럼 순식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균형을 맞춘다는 건 국가와 사회가 하루하루 끊임없이 싸워간다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불법적인 권력의 폭거에 끊임없이 대항해 왔다. 만적의 난에서 부터 임꺽정 장길산을 지나 동학혁명(아...전봉준이여...게이틀린 소총에 죽어나간 민초들이여...) 그리고 여수 순천 제주의 고결한 영혼들...5.18을 지난 6월항쟁...지금 우리나라가 지금의 모습을 띠게 된 것이 이런 저항의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프랑스 대혁명의 방식은 취하지 않았기에 왕정복고라는 반동의 역사는 없지 않을까? 

"국가와 엘리트층은 사회가 채운 족쇄와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고, 사회의 여러 부문들은 서로 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일하는 법을 터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개혁은 우리 민중에게 꼭 풀어야할 과제 중에 과제가 되었다. 박정희에게 저항했던 동아일보가 어떻게 권력과 재벌에 길들어갔는지...밤의 대틍령은 누구인가? 지금은 정치 권력의 리바이어던 시대가 아니라 바로 자본가가 문제다.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혁파하지 않거나 적어도 재벌이 시민사회에 의해 제어되고 간섭되지 않으면 박근혜 시대는 언제나 재현될 수 있다고 본다. 광복절 집회에 나오게 한 돈의 출처는 어디인가? 검찰은 왜 수사하지 않는가? 그 자금의 발원지를...

빌게이츠만 해도 사회적 책무를 본인도 아버지에게 배웠고 막대한 기부를 통해 몸소 실천하고 있다. 워렌버핏도 마찬가지고.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들에게서 우리 재벌 일가들도 좀 배워야 할 때도 되었는데...언젠까지 편접승계로 초일류기업의 이미지에 먹칠만 할 건지..바로 그 회사말이다. 오너경영에서 탈피했다면 현대가 볼보 대신 한전 사옥 땅을 매입했을까? 초일류 자동차기업이 왜 부동산기업이 되려고 하는가? 

난 이 책이 우리나라에선 다르게 적용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리바이어던을 견제하며 잡아두기 위해 경쟁해야 하며 리바이어던의 역량이 커지고 강해질수로고 사회도 더 강해져야 하고 더 철저히 국가를 경계해야 한다." 

위의 인용 마지막 "국가"를 이 땅에서는 "재벌" "언론" "법비"로 치환해야 한다. 검찰과 유착하여 검찰발 뉴스만 생성해낸 언론기능을 상실한 언론을 우리 깨시민들은 경계해야 한다. 이런 언론들에게 광고를 몰아주면서 그런 여론 조성을 조장하고 있는 재벌을 또한 경계해야 한다. 좀 더 많은 시민들의 표심이 반영되도록 제도적 개혁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특히 현 시점 소위 야당이라고 불리는 무리들이 그런 구시대의 기득권을 대변하고 있는 이들의 농간에 주눅들지 말고 신념대로 시민들의 뽑아준 선출시켜 준 권력을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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