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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튜토리얼 -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 옥스퍼드의 천년 교수법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데이비드 팰프리먼 엮음, 노윤기 옮김 / 바다출판사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KBS 다큐 "공부하는 인간"을 통해서였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공부방법이 소개되었고 우리의 교육과 비교평가하게 만들었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편만 기억에 남았있는데 그 중에 특히 영국편에서 소개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옥스퍼드 튜토리얼"이 강렬했다. 우리이 조선땅은 일제 트라우마 미제 트라우마에 쩔어서 지금껏 서양 것을 좇으며 살아왔다. 민주주의의 성숙도나 경제규모나 여러 제도적 측면에서 거의 다 따라잡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유독 교육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사회적으로 교육에 대한 과도한 열정에 비해 교육투자는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잉여자본, 기업의 사내유보금, 우리나라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재벌들이 돈을 좀 교육에 쓰면 어떨까? 고등교육의 질은 날로 더 낙후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난 이 책에서 소개할 부분은 서두에 언급된 소위 "교양교육"에 대한 석학들이 남긴 기록만 몇 가지 핵심만 옮겨 놓겠다. 과연 이런 교육이 우리나라에서 과연 행해지고 있었는지 혹시나 이 포스트를 읽는 분들이 받은 이 땅에서 받은 대학교육을 반추해 보시길 바란다.
1. Michael Oakeshott
인간이 자신의 삶과 세상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지식의 형태로 축적해놓은 '위대한 지적 모험에 응대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 '교양학습'. 이곳의 시급한 문제에서 잠시 벗어나 인간이 자신의 궁극적 의미를 이해하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2. Cardinal Newman
교양교육의 목적은 지식 자체에 있지 않고, 가르침이나 습득에 있지도 않다. 오히려 지식이나 철학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토대로 한 사유나 이성 자체에 있다.
3. John Stuart Mill
대학은 인간의 존엄성을 드높이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교육은 구두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지적인 구두수선공을 만든다.
4. Alfred N. Whitehead
대학의 역할은 상상과 경험을 결합하는 일이다. 대학생들은 옳고 그름에 구애받지 않고 학문을 연구할 시간과 공간을 보장받아야 하며, 위태로움에 내몰리지 않고 우주의 다양한 현상을 탐구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이 그간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더 나아가 그간 쌓은 잉여를 우리나라 대학에 다 풀면 어떨까? 대학생들이 알바에 쫓져다니느라 공부 못하는데 그냥 대학 공짜로 다니게 해 줌 안 될까...)
5. George Turnbull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스승은 전통적인 강의 내용과 형식을 고집하는 대신 학생들이 대화를 통해 ... 질문에 이르도록 하여... 사고의 산파 역할을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 젊은이들은 어떤 학문이나 교육에 참여하든 공부한 내용을 암기하기보다는 적절히 체득하여 스스로 이해하는 것을 드러내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6. Obadiah Walker
진정한 배움은 암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읽은 것을 소화하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며, 때로는 토론과 의심을 통해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아는 데 있다.
7. Leon Botstein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성격이 다른 학문들을 인위적으로 조합하고 통합하여 실용적인 기술이나 업무를 창출하는 일이 아니다... 배움 그 자체를 위해 배우는 일이야말로 가장 경쟁력 있고 창의력 넘치는 교육의 바탕이 된다.
8. George Fallis
학생들은 정론과 전통에 도전해야 하고, 타인의 사고를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사고를 책임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
9. Ronald Barnett
고등교육에서의 핵심은 '무엇'을 교육할지가 아닌 '왜'교육이 필요한지를 묻는 일이었다... 교육이란 업무에 활용할 직업기술이 아닌 학문의 바탕이 되는 학술담론을 고민하는 일이다... 일방적으로 전수되는 주입식 학습이 아닌 자아를 발견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행위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 대학교육을 얼마나 바꿀 수 있겠냐만은 대학 스스로가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고민해야 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아니 우리 모두가 스카이에 목을 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 세대 대부분은 그 외에 학교에도 가야 함을 상기시키고 싶다. 서울대가 학부 모집을 빨리 포기해야 하고 연구중심 대학원 대학교 체제로 가야 한다. 온 우주가 이 남한 외에는 알아주지도 않는 대학서열구조 파괴부터 해야 한다. 여전히 빈곤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을 다음의 책 속의 인용구에서 각 대학이 찾길 바란다.
"우리는 옥스퍼드에 입학하면서 일찍이 보지 못한 훌륭한 사상과 위대한 지혜와 마주하게 되었다. 튜토리얼을 통해 우리는 거짓 정보와 무가치한 일에 휘둘리지 않는 법을 배웠고 세상의 명성과 기성 제도에 위축받지 않게 되었다. 옥스퍼드를 떠날 때 유럽의 다른 지역이나 미국의 대학 졸업생에 비해 적은 지식을 머리에 담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지혜를 함양하게 되었다. -미국 학생 Mallinson,1941
책을 덮으면서 이런 깊이 있는 사유를 가르치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가진 영국이 왜 Brexit같은 멍청한 결정을 내렸는지...
나는 우리 교육이 그래도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가 그래서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