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알려주는 입시 맞춤형 공부법
진동섭 지음 / 포르체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삽시간에 다 읽었다. 나름 입시업계에 종사자로 일하면서 이 책의 메세지를 한 문구로 압축하라면 "자기주도학습"이다. 결론 끝!  사실 모든 입시관련 책자의 결론은 아주 옛날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기주도학습"이었다. 같은 결론인데 결론으로 어떻게 가느냐에 차이 뿐이었다. 

그래서 결론은 알겠고 부모로서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가? 
학원비 꼬박꼬박 내 주면 되는가? 그러나 때 되면 스카이 보내주는 컨설팅 받고...? 이 책도 어떤 책도 그런 쉬운 답은 내주지 않는다. 이런 교육관련 책 중에 사교육업자가 쓴 책은 대놓고 장사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그러길 바라는 것 아니겠는가? 그냥 저한테 와서 상담받으세요...차라리 부모 입장에서는 그게 편하겠다. 

이 책은 비교적 쉬운 답으로 시작한다. 첫 챕터 제목이 "책, 책, 책! 책을 읽어야 합니다"으로 시작한다. 
다만 책을 읽는 주체는 우리의 예상과 조금은 다르다. 여러분 자녀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다. 바로 아빠, 엄마인 당신이 읽어줘야 한다! 내가 일하는 공간에는 내가 그간 서평하거나 내가 더 이상 읽을 확률이 낮은 책들이 잔뜩 꽂혀 있다. 


책 속에 글 한 토막을 소개해 보겠다. "하루에 단 15분이라도 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어휘력이 늘어나고 사고력이 깊어진다. 책은 모든 것이 알아서 움직이는 영상과 달라, 아이가 책 속 이야기의 빈 공간을 상상하는 사이에 스스로 세계를 창조하는 상상력도 커진다. 무엇보다 책을 함께 읽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와 부모의 유대감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제발 당부한다. 부모님들부터 지금 당장 냉큼 스마트폰을 끄고 태블릿도 닫고 랩탑도 전선을 뽑고 텔레비도 끄고 책을 펴자. 자녀 탓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물론 일하느라 돈버느라 집안일 하랴...모두 다 바쁘고 시간은 없다. 그런데 우리 아이의 미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뭐가 있을까? 나도 학원인이다 그걸로 생계유지한다. 성적이 안 오르면 학원 탓 할 수 있고 그 비판 달게 받는다. 그런데 부모가 꼭 해줘야 한다 독서는 어릴 때. 태교할 때부터 아이 발달 단계로 말하면 "전조작기" 즉 2-7세까지는 부모가 개입해서 독서를 같이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현장에서 요즘처럼 방치되는 시대도 없지 않았나 싶다. 나도 매일 평균 한시간을 꼬박 SNS에 사용한다. 다만 귀가하면 스마트폰은 멀리 던져 놓고 쳐다 보지도 않을려고 한다. 전 국민이 일련의 운동을 해야 한다. 7세 전 혹은 13세 전 아이를 둔 가정은 그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구입못하게 하는 전국적인 운동, 21세기 스마트기기로부터 독립운동을 벌여야 한다. 흔히들 말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자기들 자녀에게 아이패드 못 쓰게 했다지 않은가? 

교육이야기를 할 때마다 사교육 VS 공교육 비교하면서 사교육비의 과도한 사용이 마녀사냥 되다시피 한다. 사교육비는 앞으로도 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소득은 높아지고 자녀는 적게 낳지만 그만큼 한 자녀에 대한 교육적 기대수준은 더 높아진다. 우리 아이가 향유하게끔 하고싶은 것이 한 두개인가? 음악소양도 키우고 미술을 보는 안목도 키웠으면 좋겠고 운동도 잘 하는 그런 liberal art 전반을 두루두루 잘 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을까? 그렇게 사교육하는 게 뭐가 그렇게 잘못이란 말인가? 공교육이 어차피 모든 수요를 충족시켜 줄수는 없지 않나? 전국에 모든 공립학교가 수영장을 그럼 구비하던가? 그랜드 피아노를 갖다 놓던가? 학교 내에 미술관을 운영하던가? 혹은 스크린 골프장을 설치하던가? 그럴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되면 나도 당장 애를 하나 낳겠다. 

사교육에 대한 비판은 물론 영수중심 학원에 대한 수능준비 학원에 대한 비판임을 잘 안다. 그러나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은 우리나라 사교육비 대부분은 내신대비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도대체 우리나라 교육이 언제까지 친구끼리 줄세우기식 교육을 할 것이냐는 것이다. 부모님들도 잘 생각해 보자 "선의의 경쟁"이라고 포장들 하지만 친구한테 나만의 비법노트, 내가 다니는 학원에서 만든 찍어준 문제 공유하겠는가? 그런 식의 교육방법이 이 사회를 위해서 같이 더불어 가는 사회에 무슨 기여를 할 것이며, 미래를 이끌어갈 우리 아이들의 경쟁력 제고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이 책에 엄청 자세하게 소개하는 "고교학점제" "자유학년제"로 빨리 완전히 갈아타야 한다.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내신절대평가제" "수능절대평가제"로 빨리 갈아타야 한다. 이런 논의를 할 때마다 언론들이 '대학' 걱정을 하는데 왜 그렇게 대학들 편을 들어주는지 모르겠다 일종의 언론과 사학들 수구적폐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대학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대학별고사 같은 게 부활될 수도 있겠고, 면접이 강화될 수 도 있겠지만 고등학교 정상화는 고등학교내에 치열한 내신 점수 따기 경쟁을 없애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교수님이 책 한 권을 들고 오셔서 보여주시기에 그 책이 이번 학기에 쓸 교재라고 생각했는데, 교수님께서 그 책을 다음 주까지 A4용지 20매로 요약하고 핵심 질문을 두 개를 만들어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게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이에게 무엇을 시켜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보자. 위에 서울대 입학생의 진술을 곱씹어 보시길당부드린다. 서울대만 이렇겠는가? 


우리나라 입시교육이라는 것이 대학을 가는 것에만 너무 과몰입되어 있는 것 같다. 대학에서 잘 살아남고 사회에서 크게 쓰임 받는 교육으로 가는 과정 속에 2015 교육개정이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을 잘 참고하여 우리 자녀 그리고 내가 만나게 될 제자들이 비단 대학에 잘 가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병폐를 고치고 더 나아가 동북아 문명의 르네상스를 리드하는 제 2의 정약욕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서구 따라잡기도 그만하고 우리를 돌아보고 우리의 한민족 문명의 힘으로 세계를 이끌어가자. 지금 코로나 19 정국을 극복하는 모습을 전 세계가 흠모하고 있다. 이런 역량이 아카데믹한 고등학문의 세계로 이제 확대해서 인문학의 꽃을 피우는 김구선생님이 꿈꾼 문화강국으로 만들어가자.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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