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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여름날의 강아지를 좋아하세요?
박해원 지음 / 동아 / 2018년 4월
평점 :
십 년간 뒷바라지 해가며 사귄 남자친구의 바람으로 이별을 하게 된 세주.
비참하게 끝난 연애도 서러운데 소나기까지 내려서 더 우울한 날... 세주는 아주 특별한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12년 전 세주를 유난히도 따랐던 옆집 꼬마 연호, 이제는 잘생긴 남자로 자란 연호가 누나와 결혼하러 왔다며 찾아와 세주의 마음을 흔듭니다.
술기운에 연호와 진한 스킨십을 하게 된 세주는 충동적이었던 관계를 후회하며 연호를 집으로 돌려보내려 하지만, 연호의 눈물과 간절함에 흔들리고 마는데...
스무 살이 되면 결혼하자는 약속을 지키러 미국에서 왔다는 남자, 게다가 엄청난 미남입니다. 마침 남자친구와도 헤어진 참이니 거리낄 것이 무어냐! 싶지만 자그마치 10살이라는 나이 차이 때문에 세주는 연호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합니다.
울멍울멍한 눈망울로 소매치기 당해서 휴대폰, 가방, 돈도 없다는 가출 멍뭉이를 임시로 거두긴 했으나, 의식적으로 연호와 거리를 두려 하죠.
그런 세주에게 상처 입을 때도 있지만 충견 연호는 세주만을 바라봐서 흐뭇하고 짠했어요.
누나 손에 물 안 묻히려고 집안일까지 연습했다는 준비된 신랑 연호.
얼굴 예뻐, 행동 예뻐, 말하는 것 까지 예뻐서 우리 집에 오렴 멍뭉아!를 외치게 만들었습니다.
쓰레기 전 남자친구 때문에 우는 세주를 달래며 나한테 오기까지의 과정이었으니까 울지 말라고 하는데... 아욱.. 보는 제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막... 설레고ㅜㅜ
하지만 나이 차이가 신경 쓰이는 세주는 좀처럼 연호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게 참 안쓰러웠어요. 10살이라는 나이 차이도 있지만 연호가 파릇파릇한 스무 살이라는 것도 걸렸을 것 같아 세주의 마음이 이해는 가더라고요.
결국 연호의 끊임없는 구애에 넘어가 그와 연애를 시작했을 때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 없어 하는 모습을 보여서 답답했습니다. 남들이 연애 대신 해주는 것도 아니고 연호가 세주를 좋아하고, 세주도 연호를 좋아하는데 좀 더 당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호와 연애를 결심했을 때 분명 연호 부모님의 반대도 염두에 뒀을 텐데 돈 봉투를 내밀며 압박하는 연호 엄마에게 밀려 연호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하는 것도 실망스러웠습니다.
힘든 세주에게 항상 먼저 손을 내밀었던 연호를 한번쯤은 세주가 먼저 잡아줄 수 있길 바랐어요...
끝까지 수동적인 모습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세주가 안타까우면서도 아쉬웠습니다.
반면, 연호는 언제나 어디서나 세주가 위기에 처하면 달려와서 구해주고 힘들 땐 위로도 해주고 충성스러운 멍뭉이의 포지션을 유지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대견하고 예뻤어요! 굿 보이~
세주에게 얹혀사는 게 미안해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도 집안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자상함을 보면서 세주는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을까? 궁금했고, 진심으로 부러웠습니다.
사실 5살에 한 결혼 약속을 지키기 위해 12년을 기다렸다는 설정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처음엔 시큰둥한 마음으로 읽었었는데 모든 것이 완벽한 연호의 사랑스러움에 푹 빠져 점점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알고 보니 멍뭉이인 척하는 늑대였다는 반전까지 완전 취향저격이었어요!
세주에게는 한없이 순한 멍뭉이지만 세주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겐 이를 드러내는 연호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계략남의 기운이 본편에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는데 외전에서 짧게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세주에게 가기 위해 연호가 준비했던 것, 부모님의 허락을 받기 위해 한 일들을 짧은 외전에 몰아서 보여주는 건 좀 아쉬웠지만요.
개연성이 부족하기도 하고 작위적인 전개와 엉성한 부분들 때문에 솔직히 짜임새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12년간 세주와의 결혼만을 꿈꾸며 멋지게 자란 연호가 좋아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런 남자라면 10살 나이 차이도 괜찮다! 가 아닌 와주시면 그저 감사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남주였어요. ‘개줍녀’ 구세주의 구세주 서연호 정말 갖고 싶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