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손바닥을 쫙 펴서 
거기에 상추 한 장을 올려놓고 
내 식대로 음식을 착착 쌓았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갈비 한 조각, 
따끈한 밥 한 숟가락, 쌈장 약간 
얇게 저민생마늘 한 조각을 차례차례로 그런 다음 
그걸 얌전하게 오므려 입에 쏙 집어넣고는 
눈을 감고 우적우적 씹으면서 맛을 음미했다. 
몇 달 동안 집밥에 굶주린 내 혀와 위는
그제야 깊은만족감을 되찾았다. 
밥 자체만으로도 경이로운 재회였다.
솥에서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은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내가 기숙사에서 생존을 위해 먹던 
찐득한 즉석밥과는 차원이 달랐다. 
엄마는 내 반응을 살피려고주위를 어슬렁거렸다.
"맛있어?" 
엄마는 김봉지를 뜯어 내 밥그릇 옆에 놓았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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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좋아하는걸 평소에 잘 봐두었다

그 사람이 부지불식간에 편안하게
배려받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식이었다. 
엄마는 누군가 찌개를 먹을 때 국물이 
많은 걸 좋아하는지, 매운 걸 잘 못 먹는지,
토마토를 싫어하는지, 해산물을 안 먹는지, 
먹는 양이 많은 편인지 어떤지를 
시시콜콜 기억하는 사람이었다. 
제일 먼저 무슨 반찬 접시를 싹 비우는지를 
기억해뒀다가 다음번엔 그 반찬을
접시가 넘치도록 담뿍 담아서 
그 사람을 그 사람답게 만드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갖가지 다른 음식과 함께 내어놓는사람이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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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2세로 태어나, 
여느 미국 엄마들과는 다른 엄마를 
이해할 수 없던 딸은 
뮤지션의 길을 걸으며 엄마와 더 멀어진다. 
글쓴이가 25세때 덜컥 찾아온 엄마의 암투병과 
갑작스러운 이별, 한국 문화를 접하게 해준 엄마를 떠나보내고 자우너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져가는 걸 느끼지만, 한인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서 직접요리해 먹으며 엄마와의 추억을 되찾고, 엄마를 그리는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진정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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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mart를 가본 많은 한국인들을 따스한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해 주는 에세이^^

CRYING IN H MART

 by Michelle Zauner
Copyright2021All rights reserved.
Korean translation rights arranged with 
THE BOOK GROUP 
through DannyHong Agency,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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