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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위대한 악법 - 소크라테스, 사랑을 말하다
크리스토퍼 필립스 지음, 이세진 옮김 / 예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소크라테스, 위대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다.
사형을 앞둔 그에게 탈출을 권하던 크리톤에게 소크라테스가 했던 말이다.
(책 189페이지에서도 이 이야기가 나온다)
"살아오면서 단 한순간도 사랑에 빠져있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소크라테스에게 사랑은 위대한 악법이었는가 보다.
그의 삶에서 사랑을 한번도 실천하지 않은적이 없었던 걸 보면 항상 좋을수만은
없고 어떠할때는 고통스러울수 밖에 없는 사랑도 끝내는 지킬수밖에 없는 항상
내가 살아가는데 함께 가야만 하는 법과 같았는가 보다.
또한, 그런 사랑을 악법이라고 하면서도 위대하다고 칭하는 그의 철학속 사랑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Eros 에로스, 연인을 향한 사랑
우리가 알고있는 에로스는 사랑의 신이다.
에로스는 어린아이와 청년과 남자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그려지고 있다.
에로스의 어머니는 아프로디테이고 실수로 자신이 사랑의 화살에 찔려서 인간인 여
자 프시케를 사랑한다. 아마 큐피드의 화살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에로스..에로티시즘..
그가 바라보는 사랑은 어떤 것이었을까?
욕망"
관능적 욕망은 무조건 부정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억제하고 흘려보낼수 있는 자제력
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정신적인 욕망도 관능적인 욕망 이상으로 원초적일수 있다.
정신적인 욕망과 관능적인 욕망의 중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진실된 사랑을 말하고 싶었을까?
"모든 애정관계는 허세로 가득 차 있다는 점에서 풍자적이다. 그 관계에 속한 사
람들은 저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 존재 자체로서 사랑한다고 주
장하지만 사실은 상대를 다른 것으로, 이를 테면 지금 모습보다 더 나은 무엇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103쪽
#Storge 스토르게, 가족에 대한 사랑
부부의 사랑, 부모의 사랑, 형제 자매의 사랑
아마 모든 사랑의 기초는 바로 가족에 대한 사랑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토르게는 가족에 대한 사랑 뿐만 아니라 전 인류가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내
가족에만 국한되지 않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작은 부모가 자녀에게 쏟는 사랑이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부부가 되어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이 생기고 그렇게 가족이 만들어진
다. 사실 가족이란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런데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실제로 다른 사람은 아끼면
서 유독 자기 가족들만 등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 반대로 자신의 가족이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악행들을 아무 스스럼없이 다른사
람들에게는 행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자신의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 남도 그렇게 사랑한다면 훨씬 좋은 사회가 될수 있지 않
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Xenia 크세니아, 낯선 이를 맞는 사랑
크세니아는 실제로 소크라테스가 성년기에 이를때까지만 해도 그리스에서 널리 실행해오던
미덕이었다고 한다.
예전에 한 책에서 항상 신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을 가장하고 나의 집을 방문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읽은적이 있다. 아무래도 이 역시도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듯 하다.
그리고 내 집에 오는 손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면 자기도 먼길을 떠났을때 똑같은 대접을 받
을수 있다는 실질적인 면도 고려하였다.
영원한 이방인은 없다고 한다.
지구촌이 하나이고 올림픽 기간에는 전쟁또한 중단하는 에케체이리아라는 전통도 있다.
그리고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을 보며 넗은 의미의 크세니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Philia 필리아, 친구간의 사랑
태어나서 가족이 아닌 사람과 처음으로 맺는 관계가 친구일 것이다.
저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같은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싸우기
도 하면서 친구가 되어진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필리아는 마을, 지역사회, 신분, 국가, 조직, 운동단체 내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인
연의 끈으로 이해되었다지만 그것도 친구간의 정감어린 관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사실 어떠한 경우에는 가족보다 더 끈끈한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 친구이기도 하다.
#Apape 아가페, 인류를 품는 사랑
"종교적인 무조건적 사랑.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이나 자기를 희생함으로써 실현되는, 인간
의 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이른다. " 아가페의 사전적 의미이다.
신이 아닌 이상 어떻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수가 있을까?
아무 대가 없이 주고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는 사랑..
아가페는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자기 희생적이고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인류애를
보여준다.
세상 모든 미움까지 사랑으로 품는다는게 정말 가능할수 있을지 마냥 궁금하기만 하다.
<사랑, 그 위대한 악법> 이 책은 나에겐 너무 어렵다.
아무래도 소크라테스의 사랑들을 모두 이해하기란 무리였을 것이다.
에로스, 스토르게, 크세니아, 필리아, 아가페..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사랑들을 보며 나는 그 경계조차도 명확하게 긋지 못했다.
사랑하는 연인이 부부가 되어 가족이 되고 모든 지구촌 사람들이 친구가 되기도 하고 내
집을 방문하는 손님이 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런면에서 소크라테스는 모두가 다 하나의 맥락에서 이어진다고 이야기 했는가 보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 카페라는 모임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의 대화형식이 주를 이루고있다.
이런 대화형식이 이해하고 많은 예를 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긴 하지만 좀 더 깊이있게 알고
싶은 소크라테스의 사랑에 관한 철학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거 같다.
아테네의 영원한 이방인이었던 소크라테스..
만약 그를 경계하지 않고 그의 모든 사랑을 받아들였다면 아테네도 그리고 지금 이 세상도 훨씬
행복해 질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