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역사시간에 역사를 배우거나 또는 역사관련 서적들을 볼때, 그리고 방송 매체등을 통 해서 역사를 접할때 우리는 항상 똑같은 사실들만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았던거 같다. 특히 실록을 통해서 이제껏 역사에 대해 알아왔기 때문일까 인물의 업적이나 행적들은 엿볼수 있었지만 실제로 그 속에 감춰진 진실들에 관해서는 알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거 같다. 그렇다고 아예 알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것은 아니고 유일하게 야사를 통해서 알수는 있었지만 그것 역시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조목조목 알아가기에는 역부족이었던거 같다. <왕을 참하라>는 재미사학자인 백지원이라는 저자가 백성 편에서 본 조선통사이다. 특히 이 책의 머리말은 그 제목에서부터 이미 느껴지듯이 거침이 없었다. 누가 감히 왕을 참하라고 이야기할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의 저자는 조선은 진작 망했어야 하는 나라이고 조일전쟁 이후, 아니면 늦어도 영조, 정조 시대에는 망했어야 했다고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조선의 왕들의 순위까지 매겨가며 점수를 주고 명군을 가려내었고 밥값을 한 왕과 죽값 밖에 못한 왕들의 명단까지 뽑아냈다. 미리 이 책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다. 사실 이 책에 나온 조선이란 나라가 내 조상들의 나라와 우리나라의 역사만 아니었더라면 더욱 재미있게 볼수 있었을텐데 애석하게도 이것은 곧 우리나라의 과거의 모습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이제껏 우리가 배워왔고 이제껏 그것이 사실이라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이 거짓으로 드러났고 서서히 베일이 벗겨지고 있었다. 특히 고려의 충신이라고 믿었고 단심가의 주인공인 정몽주가 위화도 회군을 찬성했고 그가 죽은 결정적인 이유가 권력 쟁탈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누가 상상조차 했겠느냔 말이다. 그리고 세종이 불심으로 인해 단식투쟁에 들어가고 가출까지 감행했다는 사실과 우리가 백성들의 영웅이라 믿었던 홍길동과 임꺽정 마저도 한낱 도둑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들도 알수 있었다. 그리고 그토록 유명한 신사임당의 아들 율곡이이가 천재임은 분명하나 성격이 어질지 못했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들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광해군에 관련하여 많은 부분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다. 특히 세종과 정조 다음으로 높이 평가하는 인물인 듯 했다. 나 역시 여러 역사책들을 접하면서 광해군이라는 인물에 관해 안타까움이 이루말할수 없을 정도였 고 쫓겨난 왕이긴 했지만 연산군과는 다르게 평가 받아야 하는 인물이라는 사실까지도 더욱 제대로 알수 있었던 기회였다. 비록 연산군 역시 너무 심하게 부풀려진 것들도 인해 많이 억울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허난설헌에 관해서는 정말 슬프고 마음이 아프기까지 했으며 반대로 유명한 행주대첩에 관련한 사실들에 관해서는 웃음을 자아냈다. 나는 역사에 관련된 모든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무척 흥미로운 것이고 또한,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이제껏 내가 접하지 못했던 조선이라는 나라의 감춰진 진실을 너무나도 많이 알려주었다, 그 사실들은 때론 안타까웠고 때론 다시 제대로된 재조명이 필요하다 느껴졌고 때론 씁쓸하기도 했다. 그리고 항상 승자의 편에서만 쓰여지는 역사에 의해 충신이 간신이 되고 간신이 충신이 되어 훗날 제대로 된 역사를 알수 있는 길이 없어졌다는것이 더욱 안타깝기만 했다. 백지원이라는 저자는 특히 소수인 양반이라는 계층과 성리학을 경멸했다. 그런데 양반을 사고 팔아서 양반이 많아졌다는 부분과 흔한 성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자기와 같은 흔치 않은 성이 양반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와 함께 필자는 양반이 맞다라는 이야기로 나를 좀 어의없게 만들기도 했다. 차라리 그 부분은 빼는 것이 여러모로 좋았을뻔했다. 나같이 오해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하지만 오랫만에 제대로 속시원한 역사서를 만난 기분으로 이 책의 하권 또한 이어가고 있다. 지배계층이 아닌 백성 편에서 보는 역사서가 흔치 않을뿐더러 이렇게 거침없고 직설적으로 거칠게 내뱉는 역사서 또한 본적이 없기에 더욱 흥미롭기도 하다. 이 책은 한번 잡으면 놓기 힘들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다. 아마 역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가질수 있을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