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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밤은 노래한다>란 김연수님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때 강렬하게 느껴지는느낌이 있었다.
밤은 노래한다"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어둡고도 슬픈 아련함과 표지를 통해 느껴지는 주인공 내면의 고통..
그리고 듣기에도 생소한 민생단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는 점에서 나는강한 호기심을 가졌다.
한번도 소설로 쓴것을 본적이 없기에 책을 읽기전 민생단 사건에 대해 조금 알아보았다.
일제시대 항일혁명가가 실제로 토벌에 의해 희생된 숫자보다 조직 내 서로가서로를 의심해 죽인 숫자가 훨씬 더 많았던 참담하고 암울한 사건.
실제 500여명의 혁명가들이 적이 아닌 동지의 손에 죽어갔다고 한다면 과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수 있을까? 
믿을수나 있을까?
쉽게 꺼낼수 없는 소재를 가지고 정말 김연수님은 감히 내가 별 10개를 줘도 아깝지 않을 만큼 생생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고, 다 읽고 난 뒤에도 한동안 손에서 책을 놓지못할 만큼의 여운을 남겼다.
이책은 김해연이란 인물이 사랑하는 이정희의 죽음을 통해 그녀와 연관된 인물들을 만나면서 전개되어간다.

일제강점기..
만철의 직원으로 대련에서 일하다가 용정으로 파견된 김해연은 측량작업을 하면서 중대장인 나카지마 타츠키 중위와 친해지게 되고, 박길룡의 소개로 만난 이정희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들은 종종 술자리를 가지며 가깝게 지냈고 혁명조직이었던 이정희는 이 모임을 통해 토벌대의 정보를 수집하고 발각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김해연은 이정희의 죽음과 관련해 조사를 받던 중 과거 공산주의운동을 하다가 지금은 영사관 경찰보조원으로 있는 최도식을 만나게 된다.
김해연은 이정희가 자살했다는 사실에 풀려난뒤에도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해 아편굴에 빠지고 직장에서도 쫓겨난다. 
그 후, 이정희가 목을 맨 나무에서 자신도 목을 매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그는 혁명조직과 연관된 용정의 한 사진관에서 일하게 되고 그 곳에서 알게된 여옥이란 여자와 다시 순수한 사랑에빠진다. 김해연은 여옥과 경성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데, 떠나기 전  여옥과 사진관 사람들은 여옥의 언니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유정촌으로 간다.
하지만 토벌대의 습격으로 다른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죽고 여옥은 다리를 잃게되었지만 김해연만은 멀쩡히 살아남는다.
이 사건으로 인해 김해연은 혁명의 길을 걷게 된다.
그 곳에서 유격대장 박도만을 만나게 되고 그와 민생단으로 몰려 처형 당할 위기에 처한다.
민생단으로 몰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김해연은 다시 박길룡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조선혁명을 위해서는 중국혁명이 먼저라는 박도만과 민족적 성향이 강한 박길룡은 서로 대립하게 되고 박길룡에 의해 박도만은 사살되고 만다.
김해연은 학생시절  박길룡, 박도만, 최도식, 이정희의 비극적 관계을 알게되고 정신이 혼미해져 누구라도 죽이지 않으면 견딜수 없을거 같았기에 최도식을 죽이러 총영사관을 찾아간다.
하지만 서일남에게 발견되어 최도식을 죽이지 못하고 중대장 나카지마 타츠키를 납치하여 어랑촌 근거지에 고립된 주민들과 여옥과 박길룡을 포위에서 빠져나오게 한다.
하지만 한 발 총성이 울리고 발길룡은 죽음을 맞는다.
몇 년 후 김해연은 다시 최도식을 찾아가 이정희의 마지막 모습의 진실과 자신에게 남겼던 편지의 사연을 듣게 된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참담했던 역사에 가슴이 아팠고.
한 남자의 뜨거운 사랑에 다시 한번 가슴이 아팠다.
사랑하는 여자의 자살로 인해 모든걸 버리고 여자가 목을 맨 나무에 자신도 목을 맨다??
저 표지에서도 보여지는 주인공의 내면적 고통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느껴지는거 같았다.
식민지의 조선인이었지만, 지식인이었기에 어쩌면 편한 삶을 살수도 있었을 김해연이란 인물이 이정희라는 사랑하는 여인으로 인해 겪어야했던 힘들었던 생활과 내면적 고통이 인간으로서 느끼는 고통의 한계를 보여주는것만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이정희의 편지를 통해, 이정희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남자는 김해연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다시는 반복되면 안되는 역사적 비극을 토대로 나에게 많은 깨달음과 많은 생각과 많은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밤은 노래한다>는 또 한번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던거 같다.
두번째 이 책을 접할때는 어쩌면 생각지도 못한 또다른 내면적 고통을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럴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밤중은 차고 침묵에 잠겨 있었다. 
나는 슬픔에 잠겨 숲을 헤매고 있었다. 
잠든 나무들을 흔들어 깨웠다. 
그러자 모두들 동정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밤의 군대이자 어둠의 병사들은 나를 향해 묻는다. 
살아 있는가? 나는 그들을 빤히 바라본다. 
살아 있는가? 그들이 다시 묻는다. 
나는 그들의 말을 따라 한다. 
살아 있는가? 과연 나는 살아 있는가? – 163쪽 


눈동자. 내 눈동자. 두 개의 검은 눈동자. 
어둠을 보지 못하고, 또 믿지 못하는 두 개의 검은 눈동자. – 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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