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들어가면서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이전보다 좀 더 현재를 즐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는 자세다. 제한이 많은 어릴 때는 한없이 성인이 부럽지만, 막상 성인이 돼 무한한 자유를 누려보면 어깨를 얹어진 책임과 의무 때문에 다시 어린 시절을 그리워한다. 10년만 젊었다면, 그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등과 같은 한심한 핑계를 대며 하고 싶은 일을 미루거나 후회하며 자책하는 일도 그만두기로 했다. 어차피 10년 뒤에는 오늘을, 지금을 분명 그리워할 테니...
반대로 나이를 먹어가는 단점 중 하나라면 반복되는 일상에 쉽게 권태를 느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해 웃음이 넘치던 어릴 때와 비교해 보면 익숙해진 세상이 참 단조롭게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의 삶 속에서 감사한 일이나 즐거운 일을 찾으려 노력하고, 작은 행복에도 만족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인생을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가 있어. 그럴 때 고통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고통은 욕망에서 오는 것이니, 욕망을 없애거나 살고자 하는 의지의 모든 표현을 최대한 멀리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해. 순결은 그 첫째 가는 수단이지. 금욕은 또 다른 수단으로, 자신을 세상에서 고립시키고 모든 물질적 쾌락을 멀리하는 거야. 이를 통해 우리는 성스러움과 덕과 평안 가운데 살 수 있어. p.107
성취를 동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욕망을 내려놓는 건 무엇보다 힘든 조언 같다. 욕망을 줄이면 고통의 옷은 벗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곧 도태와 직결되는 환경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쇼펜하우어가 언급한 관조를 통한 인식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취와 발전, 성장을 위해 노력은 하되, 경쟁, 스트레스, 자책과 같은 부산물에 마음이 꺾이지 않도록 명상이나 요가, 감사 일기를 통해 마음을 돌보고 안정 궤도에서 이탈하는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이 항상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