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마개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5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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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권인 수정마개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뤼팽의 무기력한 모습이 종종 볼 수 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그만큼 이전의 뤼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우리 독자들로 하여금 적응이 되지 않게 된다. 그것은 이전의 4년 간의 공백기를 거치면서 아픈 상처를 간직했던 경험과 이전의 사건에 이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뤼팽이 너무 무기력해서 이전의 뤼팽으로 되돌아오길 소망하는 독자들의 울림을 알아차린 것처럼 작품의 말미에서 그가 한 말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이제까지 그 어떤 사건들도 이번의 이 지독한 모험에서처럼 날 고생시키고, 힘들게 한 경우가 없었다네. 글쎄 뭐랄까, 사람이 살아가면서 결코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번 사건을 나는 '수정마개 사건'이라고 부르고 싶네' 이 말에 숨겨진 의미는 뤼팽의 자기 고백적인 반성에서도 비롯된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의 입장이나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정말 그 진솔한 말이 진심으로 들린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지는 않았을까?


계속되는 고난과 위험, 멸시 안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한 그의 모습을 다시금 회복하기 위한 모리스 자신의 입장이 그대로 뤼팽의 모습으로 투영된 것이 이 작품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라고 느꼈다. 


뤼팽은 도브레크 의원으로부터 수정마개 속에 감춰진 명단으로부터 감옥에 갇혀 사형선고를 받았던 심복 질베르를 감옥에서 빼내는데 성공함으로써 그간의 위기를 극복하고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그 과정 역시 한편으로는 우리가 기다렸던 뤼팽의 귀환이 진정한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의미를 담은 수정마개의 핵심적인 메시지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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