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 아들이 살해당한 후, 남은 가족의 끝나지 않은 고통을 추적한 충격 에세이
오쿠노 슈지 지음, 서영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 : 왜?

  끔찍한 사고를 당하면 누구나 ‘도대체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 의문이 들것이다. 부정하고 분노하고 체념하고 수용하는 단계를 거쳐 극복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평생 불행의 그늘을 드리우는 경우도 많다.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등산을 즐기는 건강한 고등학생이 같은 반 친구에 의해 잔인하게 난자당한 채, 머리가 절단되어 죽었다면, 그 사실을 안 유족들의 트라우마를, 그들의 불행을 어찌 감히 상상이라도 할 수 있을까.

  ‘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는 1969년에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에세이다. 피해자 히로시의 어머니와 그의 여동생 미유키의 증언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아들이 죽은 후 수면제에 의지해 2년 동안 거의 매일 잠으로 시간을 보낸 어머니는 2년 간의 기억이 전혀 없다. 게다가 머리가 하얗게 새 버렸다. 동생 미유키는 어두운 집안에 정을 못 부치고 밖으로 방황하며 주변에서 문제아로 찍힌다. 자신의 손목을 긋는 자해를 통해 묘한 안정감을 느끼는 정신 이상도 겪는다. 모든 고통을 안으로만 삭히던 아버지는 결국 췌장암이 척추로 전이되어 고통스런 죽음을 맞는다. 30년이 지난 후에도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그 사건의 고통은 과거 완료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었던 것이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절절히 느껴지는 대목이 많아 가슴이 아팠다.

  한편, 가해자 소년 A는 미성년자의 범죄에 대한 여러 가지 보호조치를 받아 일찍 출소했고 결국 이름을 바꾸고 변호사로 성공해서 새 삶을 살게 된다.

  지은이 오쿠노 슈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미성년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의 일본의 “소년법”이 살인을 한 사람을 국가가 막대한 돈을 들여 갱생을 시키는 반면 극도의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 피해자 유족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면 이는 잘못 된 법이라는 사실이다. 지은이의 생각에 백배 공감한다.




  책을 읽는 내내, 왜 소년 A와 같은 사람이 길러 졌는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었다. 먼 외국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슬이 혜진이 사건처럼 범죄에 대해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는 사이코패스를 기르는 사회가 아닌가.

  히로시가 서너 명의 학생들과 몰려다니며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저자는 비록 히로시 패거리가 소년 A를 놀렸지만 그것이 끔직한 살인의 동기가 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약간 다르다. 감수성이 예민한 고등학생 A에게 히로시 패거리의 놀림은 개구리를 죽게 한 돌멩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돌멩이에 맞아 죽지 않기 위해서는 강철로 만든 자기 보호 기재가 있어야 했다. 그것은 자신감, 자존감, 너그러운 마음 등일 것이다. 그것을 못 갖춘 A는 인간이 갖춰야할 존엄성이 죽었고, 자신의 분노를 긍정적인 방법으로 처리하지 못해 살인자가 된 것이다.

 

  범죄 없는 사회를 만드는 길, 진부하지만 달리 표현 할 길 없는... 사랑과 관심만이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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