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사소한 것들의 자리 - 그곳에 살아 있는 감각과 기억에 대하여
아키코 부시 지음, 박지영 옮김 / 멜라이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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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은 깨끗하고
나의 것으로 채워 갈 수 있어서 좋다.

오래된 집도 좋다.
나의 손길이 담긴 물건들과
그 장소에서 쌓은 기억들이 채워져
따스함이 있으니.

낡았고
사소하지만
삶을 함께했던 공간과 물건들을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이유이고,
그것들이 있어 그 공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편안함이 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페인트칠에 등장하는 아이의 성장 기록.
우리 아이의 성장도 문틀에 적혀있고
한동안은 더 적힐 것이다.

아이의 지난 성장을 보면서
감사의 마음과 아쉬움을 느끼는데
시간이 더 흘러
페인트칠이 더 벗겨진 문틀에 남겨진
성장 기록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읽는 중에
한국의 근거 없는 소문(?) 괴담(?)의 등장이 신기하면서
그것을 풀어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집은 편안하고 친숙한 안식처이자
가장 근원적인 사회적 유대가 형성되는 곳이다.
동시에 불안하고 불확실한 분열의 공간이다.
근원적인 유대가 옅어지고 망가지고
심지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너덜너덜해지는 곳이기도 하다.”는 문장에 동의하며
모두가 그러하듯
집에서의 불안과 분열을 최소화하고 싶다.
불안과 분열이 존재하지 않음은 가능하지 않기에.

낡고 사소한 것들로
삶의 이치를 배운 작가의 짧은 이야기들이
자기 삶의 주변의 물건, 장소들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게 해준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삶의 이치를 알아갈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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