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서진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책을 나누는 방법 중 한가지는 한번 읽고 마는 책 다시 두고두고 열어보고 읽어 보는 책이 있다.
후자에 속하는 책이 오늘 이야기할 바로 이 책,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이라는 책이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저자의 우리 것에 대한 깊은 애정과 정갈한 글솜씨가 돋보이는 책이다.
언제 이토록 우리 것을 갈망하고 알고자 했는가? 나의 경우엔 옹기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요리해 먹는 것을 유난히 즐기는 나는 음식을 담는 식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옹기가 우리가 흔히 쓰는 어느 그릇보다 뛰어난 저장성, 그리고 건강을 생각한다면 옹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이 책은 의, 식, 주 세부분으로 나뉘어 12부분의 장인에 대한 이야기를 알차게 담아낸다. 소박하고 정갈한 우리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담아낸 사진을 보는 맛도 일품이지만,
장인들이 우리의 것을 어떻게 배우고 익혀왔는지, 장인이 되기 위해 견뎌왔던 인고의 시간들과 삶이 묻어나는 부분들은 어찌나 그네들의 꿋꿋한 삶의 모습을 잘 나타내는지.. 책장을 넘기는 손도 저절로 나긋해지고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된다.
새삼 우리의 것들이 얼마나 자연과 닮아있는지, 그 빛과 색이 얼마나 고운지 조금씩 찬찬히 알아가는 느낌이 든다.
무형문화재들이 이렇게 오롯이 명맥을 유지하며 조용히 그 빛을 뿜어내는 동안 우리는 우리의 것에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란 반성을 문득하게 된다. 우리문화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그 분들의 전문가로서의 능력과 삶이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노력을 너무 소홀히 하고 있지나 않는지란 생각도 든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문화재로서 이를 지키는 장인들의 명맥이 근근히 유지 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방법이 없을까란 생각도 든다. 공정의 세심함과 평생을 한길만 가는 고집스런 집념의 결정체로써 탄생되는 한산모시, 염색, 침선, 옹기, 나주반, 소목, 염, 나전, 백동연죽, 낙죽장도, 배첩 이름도 낯설고 평생 듣도 보도 못하고 스쳐지나가기엔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역사이자, 보물들이다.
요즘 한식이 각광을 받고, 세계화의 시도가 꾸준히 이뤄지는 것처럼 위의 무형문화재들도 제대로 그 이름을 찾고 그 아름다움이 다시 한번 각광을 받는 시스템이 국가적, 사회적으로 구축이 되어 찬란한 빛을 받을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