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붕당실록 - 반전과 역설의 조선 권력 계보학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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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붕당실록 - 박영규 지음 / 김영사

부제 : 반전과 역설을 거듭하는 조선 권력의 계보학






다른 나라들은 밤의 역사, 칼의 역사 그리고 총의 역사 등의 피의 보복과 정변 등을 통해서 300년 정도를 한 개의 나라를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조선은 500년을 지속했다. 물론 막판에 망하고 나라를 넘겨주는 사태에 이르긴 했으나, 여하간에 짧지 않은 몸체를 이 씨라는 한 가족의 왕조를 잘 유지했었다.


물론 그 중간중간에 혁명을 통해서 성씨를 갈아 치울 수도 있었으나 대부분 성리학적 기본 틀을 거부하기가 서로 힘들었던지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었고.


그러한 극단적 선택이 그다지 많지는 않은 상황에서 조선은 반정과 붕당의 관리 두 개의 큰 틀에서 조직을 관리한 듯.


훈구세력과 사림세력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그 권력의 핵심을 왕을 향하게 만드는 것은 지상 최대의 과제이자 신은 곧 임금이었던 시절에는 천명이나 다름없었던 것.


그 권력투쟁의 역사는 사림 쪽에서 보면 사림의 화의 준말인 사화가 될 것이고, 성공한 사림이던 훈구던 다음 왕의 최측근은 정변의 성공일 수 있으리라.


그렇게 어렵게 지켜낸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번의 왜란과 호란 때 궁성을 버렸고, 파천 사태 때에는 다른 나라 공관에 방을 빌려 살던 시절도 있었다.


권력의 무상함에 대해서 깊이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만나게 된 『조선붕당실록』


정사 중에 붕당 관련 내용만 과감하게 뽑아온 저자는 독문학과 철학을 전공한 저자.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를  예전에는 들녘 출판사와 최근에는 웅진과 손잡고 쭉 출판하다가 이번에 김영사와 손잡고 이 붕당 관련 책을 내게 된다.


독문학과 철학이 역사로 이어지듯, 최근 조선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있는 나도 역사와 관련 없는 전공과 기업체에 근무하다 역사와 만나 인연이 되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쭉 지속이 되면 나중에 어떤 그림이 될까 무척 궁금해진다.


동인과 서인, 남인과 북인, 소북과 대북, 골북과 피북, 유당과 남당, 청남과 탁남, 노론과 소론, 원당, 낙당, 산당, 한당 등으로 어떻게 흘러갔는가와 영조의 진정한 탕평의 의미는 무엇이었는지도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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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조선시대에 당쟁이 생긴 것은 붕당정치가 시작된 이후부터다. 붕당정치는 선조 때인 1575년에 사림이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되면서 시작했고, 이후 225년간 지속되다가 1800년에 정조가 죽으면서 종결됐다. 그리고 순조, 헌종, 철종 대의 외척 독재 60년을 거치면서 조선은 망국으로 치달았다. 결국 조선을 망하게 한 것은 당쟁이 아니라 외척 독재란 뜻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조선의 망국의 주범을 당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본 학자들에 의해 주입된 식민 사관의 영향이다.


_ 원래 왕조시대에는 당파 정치를 금기시하여 당파를 이룰 경우 역모로 간주했었다.


_ 선조 시대에 붕당 정치가 시작된 것은 성종 시대 이후 중앙정치에 진출한 사림이 연산군, 중종, 명종 시대의 4대 사화로 엄청난 피의 숙청을 당하면서도 끈질기게 투쟁을 벌여, 훈척 세력을 물리치고 조정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_ 조선의 붕당정치는 몹시 시끄러운 정치였다. 그에 비해 외척 독재의 조정은 조용했다. 한쪽이 독점했으니 소란스러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조용한 정치는 곧 나라를 망국으로 이끌었다.  따라서 조선의 역사에서 붕당이 팽팽한 대립을 이루며 치열한 투쟁을 전개하던 붕당 시대는 곧 조선의 정치가 가장 건강하고 화려한 때였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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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붕당실록 - 박영규 지음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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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의 원인으로 일제에 의해 의도적으로 평가절하 당했던 조선의 붕당 혹은 당파 간의 정쟁은 왕권을 놓고 훈구와 사림들이 마주 보며 서로를 견제하는 다양한 정치 형태의 한 가지로 조선을 받쳐주던 한 제도였다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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