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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
기예르모 델 토로.대니얼 크라우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온다 / 2018년 3월
평점 :
셰이프 오브 워터 - 기예르모 델 토로, 대니얼 크라우스 지음 / 김문주 옮김 / 온다
원제 : THE SHAPE OF WATER
가끔씩 영화와 책이 동시에 혹은 가까운 거리를 두고 나오는 경우도 제법 있다.
이번 셰이프 오브 워터 또한 마찬가지.
여러 영화 안내(광고에 가까운, 내용은 하나도 없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사람들은 볼 영화들을 고르지만, 영화 끄트머리에 항상 등장하는 이 영화는 원작 무슨 무슨 제목의 누구의 글을 영화화했다는 이야기는 날 붙든다.
책이 먼저인가, 영화가 먼저인가...
상업영화를 잘 안 보는(변호인 이후로 내 돈을 내고 본 영화는 아직 없다) 나는 책을 선호하는 편.
영화는 상상력의 한계를 감독의 상상력으로 가두지만, 저자의 상상력을 텍스트로 받아서 내 머릿속에서 다시 상상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이생각 저생각 하면서 보기도 편하고.
그리고 내 속도로 내 느낌으로 내 상상력을 발휘하며 읽을 수 있고, 두 시간이면 사라지는 영화관의 감동을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느긋하게 즐길 수 있고(가끔은 속도를 받아 하루나 이틀에 마지막 장을 넘기기도 하지만), 책장에 자리 잡고 가끔 그 책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
지난번에 어떤 책의 저자와의 만남 시간에도 동일한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책과 영화가 동시에 나온다면 무엇을 먼저 보는 것이 바람직한가?"
정답을 찾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나는 원저의 상상력을 방해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책이 먼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아무튼 책으로 돌아가자.
영화로 먼저 개봉된 『 THE SHAPE OF WATER / 사랑의 모양』 의 원저를 책으로 먼저 만났다. 책의 상상력을 감독이 그린 한계점에서 깨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물론 영화는 볼지 안 볼지 잘 모른다, 안 보게 될듯....ㅎㅎ
데우스 브랑퀴아(Deus Branquia / 아가미 신)로 불리는 물고기 모양을 하고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한 개체가 아마존의 한 정글에서 포획되어 문명의 세계로 이송되어 온 뒤 그 연구소에서 일하는 청소부 한 여인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것에서 그로 바뀌는 이야기를 다룬다.
어찌 보면 간단한 스토리일지도 모르지만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독특함으로 책을 콕콕 찌르고 있고, 단순한 관계인 듯하지만 끝까지 연결되는 연결고리를 통해서 사람들이 사람답지 못함을 꾸짖고, 사람다운 행동을 하지 못하면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고 점잖게 타이르기도 한다.
가끔씩 인류는 자신들이 이 아름다운 별 지구의 주인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모든 자연은 훼손시키고 훗날은 걱정 없이 화석연료를 팡팡 때다가 가면 된다고....
사람들에게 갇혔던 데우스 브랑퀴아는 한 지성인의 도움으로 자유의 몸이 된다.
여주인공의 한마디는 오래 마음에 자리할 듯하다.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면, 그럼 우리도 사람이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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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남아메리카의 불쌍한 인간들! 그들은 가난에 시달리는 이유가 뒤떨어진 농사법 때문이 아니라 자신들이 정글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아가미 신이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_ 목의 흉터는 그녀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곳을 알려 주는 일종의 지도 같았다.
_ 우주는 격렬한 폭발 속 충돌을 통해 형성된다. 그리고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내면 역내 분류 군은 자원을 두고 치열하게 전쟁한다. 그리고 어느 한쪽이 죽을 때까지 싸움은 계속된다.
_ "인생은 그런 거야. 별 의미 없는 것들을 짜깁기를 해서 의미를 부여하거나, 우리 입맛에 맞는 상상을 만들어 내 공허한 속을 채운다고, 이해가 돼?"
_ 보육원 별채에는 '집'의 원래 이름인 '정신박약아와 정신지체자들을 위한 펜즐러 학교'가 스텐실로 찍혀 있었다. 엘라이자가 보육원에 들어갔을 무렵, 서류에 다운증후군이나 정신병, 버려진 아이라고 적혀 있는 아이들은 별도의 건물에서 생활했다. 같은 동네 유대인 가톨릭 보육원들과 달리 '집'의 임무는 아이들의 목숨만 간신히 유지시켜 주다가 열여덟 살에 독립시켜 우월한 사람들 밑에서 일하는 천한 직업을 얻도록 해 주는 것이었다.
_ "커피라, 야만적인 음료죠, 애처롭게 괴롭힘당하는 커피 콩을 보세요, 발효되고 껍질이 벗겨지고 볶여진 후 갈려지죠, 하지만 차는 어떤가요? 차는 말린 잎사귀에요, 물만 부으면 원 상태로 돌아오죠, 스트릭랜드 부인, 모든 생명체에게는 물이 필요하답니다."
_ 행성이 된다고 상상하라. 우지 마라, 그리고 고독을 떠올려라. 그러면 어느 날 너의 공허감이 다른 해성에 닿아 너에게 끌어다 줄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을 폭발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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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 - 기예르모 델 토로, 대니얼 크라우스 지음 / 김문주 옮김 /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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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 홀로 있던 마지막 종족의 한 개체가 인간 같지 않은 인간들에게 포획되어 다정다감한 한 여자 사람을 만나서 이종 간에도 사랑을 통해 교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사람답게 사랑하며 살아가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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