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있었다! 영매선생 1
마츠모토 히데키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리뷰는 제 개인적인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정말 있었다! 영매선생
작가 - 마츠모토 히데키치
역자 - 우혜연
구성 - 4컷 만화
화풍 - 눈큰이와 눈작은이가 공존하는 조금 미숙한 그림
펜터치 레벨 - 중
내용 - 영매라는 특성을 가진 사람이 교사로 부임하여 교내에서 이런저런 영적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간단 무난한 코미디
좋은 점 - 무난한 개그
              영매라는 것을 최대한 살린 이야기
              표지와 내지의 느낌
              적절한 주석과 번역
아쉬운 점 - 표지에 비해 떨어지는 내지 그림
                 배경의 부족
                 의심가는 책의 내구도

 
 학교를 다니다보면 특이한 교사 한둘 쯤은 있다. 필자의 중학생 시절에는 방송부 고문이 야동을 보다 걸려서 방송부에서 잘리고 엄청 창피를 당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필자와 관심 분야가 비슷하 유독 말이 잘 통하는 교사도 존재했다. 이렇게 다양한 교사들을 접했지만 영매가 교사를 맡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번에 리뷰할 만화는 이런 엉뚱한 교사와 검은 자신이 싫은 검은고양이를 주제로 한 4컷 코미디만화 '정말 있었다! 영매선생'이다.
 본 만화는 새로 부임하는 교사를 골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그리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신입교사, 영매 '키바야시'의 이상한 면모를 보여준다. 키바야시는 아이들이 장난삼아 문을 걸어잠그니 창문을 통해 영화 링의 귀신처럼 기어나오는 등 이상한 짓을 해댄다. 또한 그녀는 영적인 능력에서는 가히 박사학위를 따고도 남은 사람이지만, 현실감각이 굉장히 떨어져서 그 사이에서 엉뚱한 짓을 벌이곤 한다. 본 만화에서는 이런 교사의 성질을 최대한 살려 여러 에피소드를 엮어냈다. 그와 더불어 요물, 불길함의 표상인 검은 고양이의 이미지변신 대작전 등을 보여주면서 중간중간 화면의 전환도 이끌어 주곤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본 만화는 인물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코미디를 만들어내고 있다. 설정자료를 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으나, 굉장히 설정을 끌고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된다. 비록 별 스토리가 없는 에피소드 4컷만화지만 그런 작은 정성이 보여 스토리의 부재는 크게 중요치 않다고 생각된다. 또한 그런 가운데에 너무 매니악하지도 않게 적절한 수위의 개그를 보여주어 보는 이들의 대개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물론 때로는 개그에 실패한 듯한 것이 보이긴 한다.) 그런 개그를 또한 잘 살린 것은 우리네 번역 및 편집팀이었다. 본 만화의 영매는 일본의 귀신을 다루고 있기에 우리에게 생소한 귀신이나 민담, 역사가 나타나기도 해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었는데, 본 만화에서는 그런 애매한 포인트들마다 적절한 주석을 달아 이해를 도와주었고, 아예 문자의 표기 미스로 생겨나는 에피소드를 표현하기 위해 직접 적절한 문구를 써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도 해 꽤나 섬세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내놓을 수 있었다. 그림과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는 어떠할까.
 작화부터 살펴보자. 표지를 보았을 때 작화는 굉장히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전해준다. 하지만 필자는 대원의 정보지 '만화친구'에서 본 만화의 샘플을 이미 보았기에 굉장히 의구심이 들었다. 책을 펼치면 표지와 같은 그림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작화의 화풍은 대개 동공을 작게 그리고 개성적이게 표현하되, 종종 로리스러운 얼굴이 나타나는 그림이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조금 미숙한 면이 다소 보인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개그만화라는 특성상 약간의 미숙한 그림도 커버가 가능하리라.
 펜터치는 처음에는 불필요한 선이 종종 나타나는 것 같이 느껴졌으나,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깔끔해졌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펜터치의 미숙이라기 보다는 연출 자체의 미숙인 것으로 느껴진다. 뒤로갈 수록 보기에 큰 무리없는 펜터치로 자리 잡는 것(발전하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된다. 중간중간 도비라 대신에 들어가는 작은 낙서들은 아마 단행본으로 꾸리면서 새로 그린 그림인 것 같다. 펜실력이 연재분과는 다른 급을 보여주고있다. 이런 것을 보면 단행본이 뒤로 갈수록 그 그림의 질은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표지도 그렇고 도비라도 그렇고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작화에서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표지와 내지의 그림 차이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표지가 너무 예쁘게 잘 나왔다. 그래서 표지를 기대하고 책을 산 사람이라면 내지의 그림에서 꽤나 배신감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배신감을 줄이고자 뒷표지에 만화의 샘플 일부를 넣은 것 같긴 하지만, 다소 위험할 것 같다. 또한 배경이 굉장히 적다는 점이 있다. 4컷만화의 특성상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순간순간의 사건을 보여주고있다지만, 너무 인물만 나열하면서 만화를 보여준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이제 하드웨어로 넘어가보자. 책의 질을 따져볼까한다. 표지는 무코팅으로 아트지류에다가 프린트한 것으로 보인다. 손에 착 감기는 맛이 있어 흥미롭고 편한 느낌이다. 제목의 경우는 음각으로 인쇄를 해 오톨도톨한 표지 사이에서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해줘 그 흥미를 더한다고 할 수 있다. 대개의 표지로 쓰이는 스노우화이트지와는 다르게 더 부드러운 맛이 있지만 두께덕인지 그렇게 약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표지를 펼치면 보라색 간지가 나오는데, 이것은 영매라는 특성을 활용해 저승을 나타내는 보라색을 이용한 것일지 궁금하다. 만약 그렇다면 굉장히 머리를 써가며 단행본화 했다는 것이니 멋지다고밖에 말을 못하겠다. 그후 나타나는 핀업브로마이드는 표지보다는 이전에 그려진 그림인지 조금은 미숙한 감이 들지만 깔끔하고 게 그려져서 좋았다고 생각된다. 종이의 재질은 아마 스노우화이트 80g/m정도일 듯.
 내지로 들어가보자. 내지는 한국스럽지 않은 얇은 갱지(?)로 이루어져있다. 촉감은 일반 단행본들과 같지만 그 두께가 2/3정도로 줄어든 것 같다. 표지와 마찬가지로 더 부드러운 맛이 들고, 새로운 느낌에 다소 흥미를 느끼게 된다. 또한 미숙한 그림의 질과 왠지 맞는 것 같아 씁쓸한 웃음도 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다.
 이런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다소 걸리던 부분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책을 참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 내구도에 민감한 편이다. 물론 관리만 잘 한다면 무엇이든 오래토록 사용이 가능하고 보존할 수 있다지만 본 책은 여태까지 접한 책들과는 다르게 꽤나 실험적인 책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코팅이 없는 표지에 일반적인 단행본들에 비해 얇은 내지는 참신하고 색다른 촉각을 불러일으켜 재미는 있었으나, 그 보관 및 보존이 용이한지 의구심이 들었다. 집에 보관한지 얼마 안 되었기에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걱정이 된다는 말을 남기겠다.
 다소 부족한 그림에 연출이지만 영매교사라는 특이한 설정을 만들고 그 설정에 맞춰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준비, 무난한 개그를 선사한 본 만화는 소소한 재미를 찾기 위해 읽기 좋을 것 같았다. 또한 책에서 느껴지는 그 감촉도 남다른 느낌을 주어 이런 작은 재미도 즐기는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책일 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요절복통까지는 아니지만 웃음을 짓게 만드는 만화 '정말 있었다! 영매선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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