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rump! 1 - 너와 나를 이어주는 운명의 '룰'!
정현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세상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놀잇감으로 무엇이 있을까? 아마 트럼프 카드는 이 의문에 대한 답이 되지 않을까싶다.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트럼프 카드는 각종 게임, 마술, 엔터테이먼트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숫자별로 강하고 약한 특성에 의해 각종 문학 등지에서도 쓰이고있다. 오늘 리뷰할 본 만화 역시 트럼프 카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그 만화의 이름은 '트럼프'다. 


 필자가 본 '트럼프' 1권은 주인공의 소개와 트럼프에 관련된 일반인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는 느낌을 풍겨주면서 끝나는 전형적인 프롤로그형식이었다. 

주인공 '강지영'은 특별할 것 없는 가정에서 살아가고 있다. 다만 할아버지에게 세뇌 수준으로 트럼프 카드의 이능력적인 '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뿐... 지영은 할아버지의 말이 공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손녀의 입장에서 언제나 듣고 답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계기로 할아버지의 공상이 현실임을 깨달아버린다.

 우리나라 만화치고는 참신한 아이이덩가 보이는 만화의 작가 '정현주'는 온라인서 'dova'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다 스카웃 된 신인이다.(이 글을 올리는 시점에서는 이미

신인이라 부를 수 없으려나?) 신인인 만큼 가끔 펜선이 불안해 보이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톤의 사용을 자제하고 펜을 보다 더 활용하려는 작화를 보여주며 신인

이라는 느낌을 최소화 하는 작화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베르세르크 급으로 하드보일드하게 단단한 맛이 아닌 조금은 로리한 눈큰이들이 나오는, 누구나 훈훈

하게 볼 수 있는 작화이다. 인체비례 및 동세 역시 꽤나 자연스러워 눈에 거슬리는 부분 또한 적은 편이다.

 주된 등장인물은, 앞서 밝힌 명랑하고 가장 나이에 걸맞는 철부지 같은 주인공 '강지영', 모델활동을 하며 학교를 다니는 것으로 의심되는 4차원정신구조의 학생회장 '박우신', 예쁘장 외모와 더러운 성질을 겸비한 학생부 고문교사 '진채영', 척보기에도 불량아 같고 츤츤거리는 '최무이'등이 나타난다. 각 인물들은 각각 다이아몬드, 하트, 클로버, 스페이드, 킹, 퀸, 잭, 조커 등으로 불리는 초능력을 한 가지씩 갖고 있다. 이렇게 나누어진 특수한 능력들은 캐릭터 별의 뚜렷한 차이를 주어 인물간의 갈등 등을 키우기 좋은 장치 역할을 해주었고, 그 안에서 카드의 상하위를 나누어 다양한 전략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제 간략한 내용을 볼까한다. 만화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으로 트럼프의 '룰'에 대해 지식적으로나마 아는 주인공 지영의 전학 수속도중 시작된다. 지영은 전학수속을 위해 학교에 가던 중 유명 모델(박시우)을 발견하고는 사인을 받기 위해 쫓아가다, 그와 다른 누군가(최무이)가 벌이는 말도 안되는 이능력 전투를 목격한다. 지영은 이내 자신이 잘못 봤을 거라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다음날 새로운 학교에 등교를 한다. 하지만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학교에는 어제 싸우던 두 명이 있는 것이 아닌가. 거기에 또 다른 능력자(진채영)가 나타나 목격자의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 무력을 행사하려한다. 이차저차해 서로간의 갈등은 비교적 가라앉은 채로, 지영은 그들에게 '트럼프'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렴풋이 예상은 했던 지영은 할아버지의 말이 공상이 아닌 현실이었음을 인지하고 혼란을 겪게 된다. 


 이런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카드들의 능력이나, 각종 전술 등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어 터무니없이 커질 위험성도 있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전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앞서 크게 말한 내용 외에 시우의 능력으로 인해 가족이 곤란했었다는 것, 꽤나 높으신 분의 손자인 듯한 무이에 대해 나도는 안 좋은 소문 및 그의 컴플렉스, 할아버지의 가르침으로 이미 자신의 존재를 알고있어야 할 지영 등을 통해, 만화의 내용이 어찌 전개될 지 생각하게 하는 일명 '떡밥'들이 사이사이 보여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리고 소년만화에서 빼먹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개그. 필자는 만화 속에 개그를 넣어 그 질을 떨어트리는 행태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야기 흐름, 캐릭터의 성격에 걸리지 않고 적절하게 나오는 개그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그런 자연스러운 개그가 나오는 만화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다. 하지만 바로 이 만화에서는 모델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쫓아 갔다가 눈을 의심할만한 광경을 봤음에도 사인에 집착하는 지영이라든지, 사차원적인 시우의 대사 속에 끼어있는 매니악한 모습이라든지, 시우네를 공격하기 위해 찾아온 것으로 보이는 험상궂은 캐릭터들의 인간적인 모습 등을 통해 그런 자연스러운 개그를 보여주고있다. 마치 일상에서 만나는 자연스러운 웃음거리와 흡사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만화 '트럼프'는 조금은 아마추어적인 색이 보이는 작화와 펜선을 활용하기는 하나 그 견고함이 없어 보인다는 점, 개그가 자연스럽지만 남발한다는 점 등, 고칠 점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참신하고 기대되는 세계관과 등장인물 그리고 이리저리 얽힐 것 같은 인물들의 개인적인 상황들이 다음 권을 기대하게 만드는 만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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