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마사루 오나전판 1
우스타 쿄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전학을 자주 해서 제대로 된 친구가 없던 고교생 '후지야마 오코메츠부'는 이번에 또 다른 전학을 가며 친구 100명 만들기라는 터무니없이 소박한 꿈을 갖고 자신의 새 모교로 입성한다. 그 학교의 이름은 '미역 고등학교', 친구들은 다행히도 친절했고, 밝은 모습들이었다. 그런 반의 평화를 깨버리는 존재가 있었으니, 변태 '마사루'(현재 필자가 구매한 1권에 성씨가 소개된 적은 없으나 책상낙서에 '하나나카지마 마사루's'라 쓰여있는 것을 봐서 하나나카지마가 성이 아닐까 싶다.). 마사루는 온갖 격투기의 달인이지만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말도 안 돼 많은 사람들이 피하는 '초 문제아'이다. 그런 마사루의 눈에 든 후지야마는 마사루가 새로 배운 무술 '섹시 코만도'의 수제자이면서 단짝 친구가 되어버린다. 그런 중 마사루의 보물을 노리는 많은 악당들의 출현... 아니 이거 학원 코미디물 아니었어? 과연 후지야마는 친구 100명을 사귈 수 있을 것인가? 마사루의 보물은 어떤 존재일까?

모든 이들이 스토리적이고 논리적인 만화를 만들고자 노력할 때에, 어느 한 만화가는 전혀 연계성 없고, 비논리적인 만화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멋지다! 마사루'. 만화를 본다는 사람은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전설의 만화이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소위 말하는 오타쿠였다. 피규어나, 건프라 등을 모으진 않았지만 대화의 주제는 거의 만화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렇게 많은 이들과 만화로 교류를 하던 때에 나는 친척 누나에게로 부터 '마사루'를 추천 받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듣기만 했을 뿐, 직접 책을 잡고 읽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해가 지나고 필자는 대학교에 올라갔다. 중고때와 마찬가지로 입학 즉시 찾아간 동아리는 만화동아리. 그곳에는 큰 책장이 있어서 만화책들이 그득그득 쌓여있었다. 그 책장에서 가장 처음 꺼낸 책은 예부터 들어왔으나 한 번도 읽지 못 했던 만화 '멋지다! 마사루'(구판)였다.
그 광경을 본 동아리 선배가 "저 녀석은 정상적으로 생겨서는, 들어오자 마자 마사루부터 봐!"라며 경악을 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만 했다. 이 책은 엄청난 아스트랄함을 자랑하면서 그동안의 형성해온 사상체계가 와르르 무너뜨리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명성에 낚였다... 하지만 이 책... '멋지잖아?'
그렇게 마사루와의 첫 대면을 마친 필자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책을 사고 말리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는데, 어느 순간 '멋지다!! 마사루 오나전판'이 나온 것이 아닌가!?

"개념있는 자들이어 지금 당장 서점에 가서 '멋지다!! 마사루 오나전판'을 들고 원츄를 외쳐라!"

홍보 문구 역시 마사루스럽게 감격이었다. 더군다나 엄청난 옵션으로 전 페이지 형광 컬러라는 획기적인 기획이 나온 것이다. 형광컬러로 마사루를 본다라.. 기존의 아스트랄함이 듬북 강화될 것이 틀림 없었다. 서점에 가서 다른 만화들과 더불어 구매를 하려하는데, 가격이 '9천 500원'!? 이것은 다른 책들을 두 권 더 살 수 있는 값이 아닌가!? 물론 4x6판 보다 크고, 풀 컬러라니까 비쌀 만은 하지만 약간의 부담이 되긴 했다. 그렇지만 구매를 하고 귀가하며 내용물을 확인 해보았다.
그 내용물은 개인적으로는 약간 실망감을 안겨주는 형태였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것은 형광 4도 인쇄로, 보는 내내 눈이 얼얼하게 아파오는 아름다움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톤 대신에 각 책 표지에 쓰인 이미지컬러로 칠해놓은 2도 인쇄물이었다. "이래서는 마사루의 아스트랄함이 구판보다 17배 강한 효과가 나오지 않아!!"라며 통곡을 했지만 역시나 읽으면서 '이거 멋지잖아?'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책의 구성은 기존의 만화를 형광색으로 리터칭 한 듯한 페이지에 날개를 덧붙여 마사루와 후지야마의 간단한 만담이 수록되어있는 형식이다. 날개에 나오는 내용은 기존의 마사루와 마찬가지로 절대적으로 말이 이어지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동문서답이 난무하는 만담은 약간은 싱거운 느낌을 주어 큰 재미를 주지 못 했다. 그래서 처음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만담은 여러차례 보다보면 은은한 웃음거리를 주어 질리지 않고 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딱, 소장하면서 꾸준히 볼 수 있는 개그인 것이다.
기존의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우주세기 개그와 3류 만담쇼에 나올 법한 책 날개의 대화가 어우러져 이미 본 이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을, 새로 접하는 이에게는 '컬쳐 쇼크'를 안겨주는 만화, 그것이 바로 멋지다!! 마사루 오나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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