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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만나, 이 생이 아름답다 - 시로 쌓아 올린 천재 시인들의 풍류와 우정
칭란쯔 지음, 정호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그대를 만나, 이생이 아름답다
칭란쯔 著/정호준 譯/쌤앤파커스
이 가을 친구에게 카톡질이라도 한 번 해보고 싶게 하는 책입니다. 백아와 종자기는 지음(知音)이라는 말을 낳은, 동양적 우정의 원형으로 꼽히는 단짝 친구다. 종자기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백아는 더 이상 내 소리를 알아줄 사람이 없다 하며 거문고 다섯줄을 끊어버렸다고 하는데, 백아절현(伯牙絶絃)의 고사는 알고 있었어도 당시(唐詩의) 거장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는 처음 접한다. 더구나 고수가 또 다른 고수의 손을 잡고 강호를 거니는 모습이 천년의 세월과 국경을 뛰어 넘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게 한다. 왕유와 배적, 두보와 이백, 유우석과 유종원, 이백과 맹호연, 백거이와 원진, 한유와 맹교의 시로 승화한 우정,
후대인의 <해와 달의 만남>이란 칭송을 받았던 두보와 이백의 만남, 독자들은 아직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해와 달의 만남이 가능할 까요? 日月同輝(일월동휘) ‘해와 달이 동시에 빛을 발함’을 형상화한 차호를 한 개 갖고 있습니다. 석양이 노을 속으로 들어간 자리 초승달이 배꼼 떠오릅니다. 나이는 열 살 넘게 차이 나고 이백의 시집에는 두보에게 주는 단 두 편의 시 뿐인데
“4천 년의 역사에서 공자가 노자를 만난 것을 제외하면 이들 두 사람의 만남보다 더 중요하고 신성하면 기념할 만한 것이 없다. 우리가 상상력을 좀 더 발휘한다면 푸른 하늘에서 해와 달이 만난 것으로 비유 할 수 있는데 이는 얼마나 많은 향을 사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향해 기원을 해야 이루어지는 일인지 모른다. 참으로 하늘의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친구가 생각나면, 아니 친구와 서먹한 관계라며 한유와 맹교의 쌍조시와 새벽학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