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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휴휴명당 - 도시인이 꼭 가봐야 할 기운 솟는 명당 22곳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5년 7월
평점 :
조용헌의 휴휴명당
조용헌 著/불광출판사
觀은 정면 뿐 아니라 이면과 내면을 함께 보는 것이다. 이 책은 눈앞에 보이는 것 이외의 부분을 보게 인도해준다. 22곳의 영지를 소개하고 있지만 그중 18곳이 절 또는 암자를 소개한다. 저자는 불교가 이 땅에 들어 온지 1600년이 넘어 기존의 수준급의 영지들의 상당부분을 불교 사찰이 차지하고 있고, 이 땅의 수많은 인재들이 불교에 투신하면서 영지의 기운을 받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소개한다. 깨달음의 기반에는 영지가 있었고, 심지어 공부할 때 자신에게 맞는 터만 발견하면 공부의 반절은 이미 성취된다고 본다. 쓰레기를 매립한 난지도 같은 곳에 도통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도사는 땅의 기운이 뭉쳐 있는 영지를 찾아간다고 그는 단언한다.
조용헌을 보면 자칭 국보라는 양주동박사와 도올 김용옥이 떠오른다. 거미 꽁무니에서 거미줄이 나오듯 끊임 없이 쏟아내는 썰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도솔암은 비범한 자리에 있다. 이두호의 만화 ‘머털도사’가 머무르는 암자가 바로 이런 곳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높은 절벽 위에 있는 암자 말이다. 그러가하면 무협지에 나오는 무림의 고수들이 1년에 한 번씩 회합을 가질 때 바로 이런 장소에서 하면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다.”
같은 곳을 다녀오고도 보는 이의 안목에 따라 전혀 다른 곳으로 보이기도 한다.
암자순례관한 여러 책을 이미 저술한 정찬주는
“암자란 수행자들이 머물다 가는 거처이자 구도 정신의 본향 같은 곳이다. 또한 대개의 명승지들이 관광지로 탈바꿈하여 세속화되고 있는 요즘 그래도 깊은 산중의 암자만은 청정 공간으로 남아 있다. 복잡한 일상과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들의 눈과 귀를 맑혀 보자는 데에 있다. 역사적으로 고승의 숨결이 서린 암자, 문화재로써 감동을 주는 암자, 큰 스님이 은거하고 있는 암자, 풍광이 빼어난 암자”로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한국 10대 강 도보 답사를 기획해 금강에서 압록강까지의 답사와 우리나라의 옛길 영남대로와 삼남대로를 도보로 답사했을 뿐만 아니라, 400여 개의 산을 오른 답사여행의 대가인 신정일의 <암자가는 길>은 암자 가는 길에 보고 느낀 것에 대한 기록이다. 구체적인 여행 정보를 전하기보다는, 크고 작은 풍경들에 시선을 주고 있다. 심오한 철학이나 사상을 전하기 보다는 우리 문화와 땅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여행 에세이이다.
다르면서 같은 암자순례 목적은 근심 걱정을 털어내고, 에너지를 충전 받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