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야의 티노트

인야의 티 노트 - 엄마와 차 마시는 시간
조은아 지음 / 네시간 / 2014년 3월

인야의 티 노트

조은아 著/네시간

찻집이나 차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誰與坐(수여좌)란 휘호가 있다 ‘누구와 함께’ 란 뜻이다. 무엇을 먹고 마시느냐 보다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책 전체에 엄마와 딸의 정이 넘치는 광경이 펼쳐진다. 때로는 용정차의 싱그러움 맛이 나고 때로는 농향 철관음의 부드럽고 미묘한 향이 베어 있다. 왜? 책이름이 ‘인야의 티 노트’인가? 엄마 함께한 찻자리의 즐거움과 찻자리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정리해 책으로 엮었단다

“ 행복이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여기 이곳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면서 정작 지금이 행복하지 않다면 미래의 꿈을 이루고 행복과 만나는 순간 또 다른 미래의 행복을 위해 끌려가는 삶을 살게 되는 거라는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소통과 공감을 요즘 자주 입에 올린다. ‘다반사’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일, 예사롭게 자주 있거나 하는 일을 의미한다. 차 마시는 일을 밥 먹는 일만큼 자주 한다면 우리 사회에 소통부재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차를 처음 접하게 되는 초보 다인의 입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차의 종류를 알고 차를 마시면 한층 더 고품격의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가 직접 접하고 소개한 정도의 중국차만 알고 있더라도 보다 풍요로운 차 생활이 될 것이다. 물론 차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고 선호도 또한 저자와 다를 수는 있다. 한 가지 옥의 티는 엄마가 지어준 한약을 마시며 몸에 좋은 차를 함께 마시는 것을 소개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오해한 독자들이 한약과 차를 함께 복용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풍부한 사진자료, 엄마와 찻자리 대화 내용들과 함께 엮어가는 저자의 중국차 이야기 지루하지 않고, 질리지 않는 구성, 가방에 넣어 출퇴근 길 흔들리는 전철안에서도, 일요일 아침 차 한잔을 마시며 읽어도 부담 없고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