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속눈썹에 걸린 세상 - 허허당 인생 잠언록
허허당 글.그림 / 북클라우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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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속눈썹에 걸린 세상

 

허허당 著

저자인 허허당 스님은 시인이자 화가이니 읽는 재미와 보는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근대의 선지식인 향곡선사 문하에서 선 수행을 한 스님이기에 책에는 임제선사의 할과 덕산스님의 방이 함께 공존한다. 간결한 문체이지만 직지인심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저자의 “쉬어가라, 세상 그리 바쁘지 않다” 이 한마디에 전체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비우고 내려놓으라. 요구한다. 자신마저...

“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여기 걸림 없는 대자유가 있다.

자신의 존재가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알면

세상 그 무엇에도 걸림이 없다.

나를 버리면 일체만물이 내가 된다.“

책을 덮고 무엇을 얻었는가? 자신에게 되물어 본다.

스님은 답한다.

“봐도 본 것이 없고

들어도 들은 것이 없어야

비로소 진실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자신을 바로 보는 사람은

봐도 본 것이 없고

들어도 들은 것이 없다.“

있는 그대로 여실하게 보란 뜻이다. 보고나서 듣고 나서 흔적이 남아 있는 게 있다면 금강경에서 말하는 [마땅히 머문바 없는 그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스님 돈만 헤아려 주다가 내 돈 벌러 갑니다.

책읽기가 지루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만화책 읽는 기분으로 금방 읽을 수 있어 지루한지 모르고 다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읽어서는 안 될 책이다. 음미하면 음미 할수록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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