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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과 식민지 사이 - 경계인으로서의 재조일본인 ㅣ 히토쓰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 학술총서 1
이규수 지음 / 어문학사 / 2018년 7월
평점 :
제국과 식민지 사이(경계인으로서의 재조일본인)
이규수 著/어문학사
술술 읽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몇 장 넘기지 않으면 덮어 버리는 책이 있다. 물론 술술 읽히는 책이 좋은 책이고 지루한 책이 나쁜 책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던 이 책은 지루한 책이다. 이 책은 2013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이다. 대부분의 학술서가 그러하듯 전문분야가 아닌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인내심이 필요한 책이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통계자료들이 졸음을 부른다. 저자는 일본 히토쓰바시대학에서 동아시아속의 한일관계사를 전공했으며 헌재 히토쓰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책은 ‘제국’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제국과 식민지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재조일본인에 대한 연구서로 동아시아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문제의 연원을 밝힐 수 있다. 재조일본인은 ‘제국’과 ‘식민지’의 접점에서 그들이 갖는 ‘근대성’과 ‘식민성’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주제이며 제국의 식민지 침략과 수탈이 국가 권력과 그들이 지원하는 민간인이 결합하여 총체적으로 수행되었음을 실증하기 위한 연구대상이다. 역사학의 본연의 임무는 과거의 교훈 위에서 미래지향적인 가치 체계를 확립하는 데 있다. 저자는 “연사학은 과거의 ‘기억들추기’를 통태 ‘과거에 머물기’가 아니라, ‘과거 되살리기’를 바탕으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생을 향한 ‘미래를 살아내기’”라 주장한다.
이 책은 3부로 제1부 재조일본인 연구와 존재 양태,로 서론부분이라면 제2부 식민정책론과 재조 일본인 사회, 로 본론부분이라 할 수 있고 제3부 식민지의 체험과 기억으로 편집되어 있다. 나는 일반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의 핵심결론은 제 3부에 있다고 본다. 지루해서 인내심의 한계로 책을 다 보기 어려운 독자라면 제3부라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재조일본인들이 역사인식이 오늘날 일본 정부 또는 대부분 일본인들의 역사인식으로 본다.
재조일본인들은 “일본의 일방적인 침략이 아니라 양국간의 합의”라는 것을 강조하며 일본의 책임을 회피하려 든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재조일본인 귀환자들은 자기 체험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평가의 기회를 상실한채 왜곡된 기억과 역사 인식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일본의 통치로 인해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공업의 기반이 만들어졌다. 관개 설비의정비, 농업기술의 개선을 통해 면적당 수확량은 대폭증가했다. 박정희 시대의 급격한 발전은 이본 통치시대에 기초가 만들어 지고, 한일기본조약의 체결에 따라 일본과의 통상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루어졌다. 또 일본인과 조선인과의 차별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지만, 양반과 상민과의 차별은 없어졌고, 노비는 해방되었다. 교육의 보급을 통해 노력하면 보상받을 길이 열렸다.”
일본의 통치는 비판받을 대상이 아니라 한국이 감사하고 고마워해야 할 대상일 뿐이며 오히려 그러한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 것에 대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
또 다른 어느 재조일본인의 말에 귀기울여야 본다. “일본이 나쁜 일만 벌인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타 민족을 지배했다는 것 그 자체가 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