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뒤통수의 심리학 - 속이는 자와 속지 않으려는 자의 심리 게임
마리아 코니코바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뒤통수의 심리학
마리아 코나코바 著/이수경 譯/프런티어
책머리에 저자는 “삶이란 공정하지 않고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규칙에서 예외란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신 나의 부모님 제인 과 비탈리에 이 책을 바칩니다.”라고 한 페이지를 공간으로 두고 써넣었다. 아마 이 몇 줄의 글이 저자가 이 책 400여 페이지 전체에서 전달하고자 한 엑기스라 할 수 있다. 이 내용만 명심하면 사기꾼이 발붙일 곳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 책은 아주 간단한 속임수든 가장 복잡한 사기극이든 모든 사기의 저변에 깔려 있는 심리적 원리를 탐구한다. 사기극이 구상되고 계획되는 순간부터 그것이 실행돼 모종의 결과와 여파가 발생하기까지 작동하는 심리적 원칙을 해부하고 있다.
知斧斫足
(지부작족)이란 순오지에 나오는 고사성어가 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로 뒤통수 치다란 말과 상통한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사기꾼에 당하게 될까? 라는 물음에 <믿음>이라고 단언한다. 사기꾼을 믿지 않는 방법이 최선의 방어이다. 저자는 사기꾼이 활용하는 것은 신뢰와 공감, 설득의 힘이다. 진정한 사기꾼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파멸에 이르는 공범자가 되도록 만든다. 또 사기꾼은 뭔가를 훔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내준다. 사기꾼은 우리를 협박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알아서 속내를 털어놓고 스토리를 제공한다. 우리는 누군가가 억지로 유도하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그를 믿어 버린다. 그래서 사기꾼이 원하는 것을 그 앞에 갖다 바친다.
사기꾼의 낚아채기 설득 단계는 상대가 만은 이익을 강조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치알디니가 말한 희귀성의 원칙을 토대로 하는 전략들 역시 유용하다. 무언가가 보족하거나 희소하다는 것은 곧 그것이 가치 있다는 의미다. 양이 얼마 안 되므로 운 좋은 극소수 사람만 차지할 수 있다. 한정판, 금단의 열매, 오늘 밤 자정까지만 판매되는 제품, 회원 힌정 할인 판매, 수집가들이 탐내는 희귀 아이템등등 다른 것과 현격히 차별화되는 독특함을 지녔거나 희귀한 것이라고 강조하면 갖고 싶은 욕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기꾼은 우리를 감정으로 뜨겁게 달군다. 그것이 그들의 생존방식이다. 어떤 사기꾼은 말했다. “반드시 최대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감정으로 들뜬 상대편에게 다시 차갑게 식을 시간을 줘서는 안되다. 그가 아직 욕심으로 군침을 흘리고 잇을 때 작전을 완료해야 한다.”
그럼 이책을 섭렵하면 사기꾼의 존재가 없어질까? 답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남들보다 내가 더 낫다는 믿음은 자기 자신에게 좋은 일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상할 때도 역시 힘을 발휘한다. 물론 우리는 “너무 좋아 보이는 것은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라는 말을 흔히 한다. 일반적으로 그 말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나만은 예외’라를 착각은 상당히 견고해서 웬만해서 잘 깨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병인 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