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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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하지. 그리고 그럴 수도 없을 거진희와 함께할 때면 미주의 마음에는 그런 식의 안도가 천천히 과거나갔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그때가 미주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미주의 행복은진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진희가 어떤 고통을 받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으므로 미주는 그 착각의 크기만큼 행복할 수 있었다.

그녀가 그 말을 할 때, 그래서 나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문제라는 것인지, 삶의 조건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는 것인지 말이다.
하민은 종종 그 말을 했다. 나는 살다‘라는 동사에 ‘열심히 라는 부사가 붙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hard‘는 보통 부정적인 느낌으로 쓰이는 말 아닌가. hardworking‘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사는 게 일하는 건 아니니까. 나는 하민이 어떤 맥락에서 그 말을 하는지 궁금했다. 자기를 몰아붙이듯이 살았다는 것인지, 별다른 재미 없이 살았다는 것인지, 열심히 산다는 게 그녀에겐 올바르다는 가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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