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그들의 모습을 볼 때,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다. 패밀리‘라고 불리는 피로 강하게 결속된 집단 그 자체 아니하는 상태로 병과 죽음을 향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에 넌더리가 나고 온갖 도덕적 속박들로 묶여 있는 처지에 신물이 난다. 그래서 진짜 갱들은 벌벌 떨면서 가까스로 살아간다는것과 그들의 비열함을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영화 속 갱들의삶과 죽음에 아름다운 꿈을 걸고 심취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셀 수 없을 정도의 걸림돌에 둘러싸여 육체와 정신이 걸레처럼 닳아서 떨어지고 만 정년을 앞둔 월급쟁이가 거실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폭력적인 욕망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이려고 엉터리프로레슬링을 바라보는 모습과 비슷하다.
그래서 어엿한 경영자가 된, 특히 알 카포네와 같이 오래 산갱을 접하면 그의 눈짓 하나에 목숨을 내던져야 하는 가련한 부하들 속에 자신을 모습을 발견한다. 그 거대한 반사회적 조직도직장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 흥분은커녕 도리어 흥이 깨진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그것은 갱 영화가 아니라 인생 영화다. 기운이 빠져 영화관을 나서게 된다.
카포네만이 아니라 한때 줄줄이 나온 마피아물도 마찬가지다. 해이해진 인간관계 속에서 믿을 상대를 잃은 현대인이 그많은 작품에서 느끼는 매력이란 갱 영화의 미학 따위가 아니었을까.